이성규 유암코 사장 "내년까지 부실채권 5~6조 어치 사들일 계획"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민간 배드뱅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1조원(OPB, 미상환원금 기준) 안팎의 은행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인수에 나선다.
이성규 유암코 사장은 5일 "현재 PF부실채권 인수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회계법인 실사와 평가작업을 거쳐 가격협상이 완료되면 연내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유암코 창립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이번 결정은 부동산 PF의 민간시장이 없는 현실에서 새로운 매각모델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유암코가 사들일 부동산 PF 부실채권의 형태는 비교적 처리가 쉬운 나대지 형태의 사업지나 완공 후 미분양 상가나 주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은행과 농협 등 6개 주주은행 출자금 1조원과 차입금 5000억원으로 설립된 유암코는 지난해 10월 출범이후 지금까지 2조2469억원 어치의 부실채권(NPL)을 사들였다. 매입한 기업만 해도 70여개다.
은행권 부실채권 매각규모가 해마다 커짐에 따라 유암코의 부실채권 매입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은행권 부실채권 매각규모는 2007년과 2008년 각각 1조원과 1조6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조1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올 시장 규모는 7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사장은 "연말까지 3조원 가량 추가매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정상시기에 비해 연간기준 약 4~7배 늘어난 규모로 유암코 설립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았다면 부실채권 가치가 폭락하는 등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후행지표인 부실채권 특성상 내년 은행권 부실채권 처리물량은 올해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이 사장은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까지는 수권자본금을 안늘려도 5~6조원는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며 "회수된 자금 조달과 차입(레버리지)을 통해 3조원 안팎의 부실채권을 더 인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암코는 9월말 현재 주주은행 출자금 4860억원과 주주차입금 2130억원 등 총 6990억원을 사용했고 8000억원 정도의 추가인수여력을 갖고 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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