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500호점 급성장
월 5000만원 매출이라는데…
왜,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는걸까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카페베네의 확장세가 무섭다. 3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500호점을 돌파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올해에는 추가로 300개의 매장을 더 열어 800호점 돌파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랄까. 최근 카페베네에서는 급속한 확장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상권 보호 없는 무분별한 확장에 매장별 이익이 곤두박질치면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점주들이 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최근 창업시장에는 카페베네 매장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서만 급매물 20개 "고수익 보장될까" = 19일 창업시장에 따르면 최근 매물로 나온 카페베네 매장은 파악된 것만 전국 3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는 25개 매장이 매물로 나왔으며 이 중 서울에만 20개의 매물이 쏟아졌다. 이들 대부분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면서도 점주의 사정으로 운영이 어렵게 됐다며 '급매'자를 달고 나온 매물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고수익이 보장된다면 과연 이처럼 급매물이 쏟아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A씨는 지난해 중순 월 5000만원 매출을 보장한다는 본사 측의 말을 믿고 담보 대출을 받아 서울 중심가에 카페베네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현재 매출은 본사가 장담한 수준의 반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그나마 월세(1000만원)와 대출 이자를 갚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다. 이에 A씨는 더 늦기 전에 권리금을 받고 넘겨야겠다는 생각에 결국 가게를 매물로 내놓았다.
◆두 달 새 2600만원 오른 개설 비용…개별 단가도 공개 안 해 = 그동안 카페베네 홈페이지에는 신규 매장 개설 시 기본 비용(실평수 132㎡ㆍ40평형 기준)이 가맹비 1000만원, 인테리어 1억원, 주방설비ㆍ커피머신 등 용품 구입비 8730만원, 사인 및 이미지 900만원, 인쇄ㆍ홍보비 750만원, 보증금 200만원 등 총 2억1580만원으로 나와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아무런 설명 없이 용품 구입비가 1억원, 사인 및 이미지가 1200만~1700만원으로 올라 기본 비용은 총 2억3150만원으로 약 1600만원이 상승했다.
또 이달에는 용품 구입비가 1억200만원, 사인 및 이미지가 1300만~1700만원으로 올라 이벤트 행사비 300만원이 추가돼 총 2억3750만원부터 2억4150만원으로 인상됐다. 두 달 새 약 26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이와 함께 본지가 입수한 카페베네 견적/약정서에는 매장 개설에 따른 어떠한 개별 단가의 공개 없이 단지 품목과 규격, 수량과 그에 따른 총 금액만이 적혀 있었다.
또 임대 품목이기 때문에 월 사용료를 지급하는 쇼케이스도 견적 품목으로 돼 있었다. 특히 이에 대해 점주가 항의하자 '비밀 준수'를 조건으로 3000만~4000만원 가량 금액을 낮춰 계약한 사례도 있었다.
◆'오더맨' 가능성…막차 타면 '폭탄돌리기' 희생양 = '오더맨(Order Man)'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가맹점 개설시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 계약직 영업사원을 말한다. 특히 오더맨은 한 업체에서 일하는 기간이 짧고, 책임과 권한이 없이 무조건적인 창업만을 권하기 때문에 가맹점 피해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또 점포 권리금을 가지고 부동산과 뒷거래를 하는 일도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 가맹상담과 동시에 바로 좋은 점포가 있다고 제시한다. 보통 가맹상담 뒤 아무리 빨라도 3∼4일은 지나야 점포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점포가 바로 튀어나오는 것은 영락없이 부동산과 사전에 교감이 돼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누구나 성공할 것이란 환상에 젖지만 비싼 권리금을 주고 막차를 탄 이는 이른 바 '폭탄돌리기'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300개 더ㆍ상장 추진…끊이지 않는 매각설 = 카페베네는 올해 300개의 매장을 추가 오픈해 8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7월에는 미국 뉴욕에 해외 1호 매장을 오픈하고 7~8월경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300개의 매장을 추가 오픈한다는 카페베네의 계획에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300개 추가 오픈은 하루 1개꼴로 매장을 연다는 것인데 문제는 매장 오픈 이후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겠냐는 점"이라며 "이러다보니 최근에는 1000억원이 넘는 구체적인 매각 금액까지 거론되며 이미 시장에 나왔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페베네 측은 "잘 되다보니 시샘하는 세력들이 있다"며 "터무니없는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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