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국제유가가 18일(현지시간) 나흘만에 하락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하면서 석유 수유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유가가 떨어졌다.
또한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가 시장에 과잉공급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진정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T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대비 2.3%, 2.54달러 내린 배럴당 107.12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국제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도 1.5%, 1.84달러 빠진 121.61달러로 장을 마쳤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17일 아시아 에너지장관 콘퍼런스 참석차 쿠웨이트시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을 2월 하루 평균 912만5100배럴에서 3월 829만2100배럴로 줄였다”면서 “사우디가 감산했지만 글로벌 원유의 공급과잉 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현재 유가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정학적 위험요소 프리미엄이 배럴당 15-20달러 포함된 것”이라면서 “석유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이 아랍지역 정정불안 때문인 만큼 이 문제가 해결되면 진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미이 석유장관도 "석유가 과잉 공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원전사고로 화석연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가가 뛸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카다 히데이치 일본 외무성 차관은 “지진과 쓰나미 이후 일본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일본의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연이어 실시된 나이지리아 선거가 유가 상승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완화됐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9일부터 상·하원의원을 뽑는 총선을 실시했다. 15일부터는 대선, 26일에는 주지사 선거가 실시된다.
전문가들은 과거 나이지리아서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세력들이 석유 파이프라인을 파괴하거나 생산시설을 공격한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선 전날인 8일에는 테러 공격이 잇따라 발생, 최소한 12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했다.
그러나 대선이 큰 사고없이 여당의 굿럭 조너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마무리되면서, 남은 주지사선거 역시 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2009년 기준 하루 220만 배럴을 생산하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며 세계 순위로는 14위 국가다.
투기 세력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투기 세력의 지난주(12일 마감 기준) 석유 매수 포지션(선물과 옵션 포함)은 전주 대비 2만3718건, 7.8% 감소한 28만1579건을 기록했다. 이는 4주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IEA의 다나카 노부오(田中伸男) 사무총장은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세계 경제가 고(高)유가에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석유 공급은 갈수록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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