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지난달 11일 한 일본 기자가 지진해일(쓰나미)의 거대한 물살에 휩쓸린 가운데도 카메라를 놓지 않고 촬영하는 장면이 14일 공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와테일보(岩手日報)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화제의 인물은 지역신문 이와테도카이(岩手東海)의 지바 도야(千葉東也·36) 기자다.
이날 지바 기자는 대지진 피해 상황을 취재하라는 데스크의 명령에 이와테현 태평양 연안 항구도시 가마이시(釜石)로 향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취재 중이던 지바 기자는 곧 쓰나미가 밀어닥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오와타리강(大渡川) 하구에서 촬영 중이던 지바 기자는 순식간에 밀려와 닥치는대로 삼켜버리는 쓰나미의 검은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가면서도 카메라를 결코 놓지 않았다.
그는 옆에 있는 공중전화 박스를 붙잡으려 애썼지만 전화 박스조차 물 따라 떠내려가버려 모든 것을 운에 맡겨야 했다.
무기력하게 떠내려가던 지바 기자는 자동차들 틈에 끼여 잠시 멈춰선 순간에도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댔다.
그는 이런 식으로 30여m를 떠내려가다 운 좋게도 마른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다행히 그는 찰과상과 타박상만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것이다.
불행한 것은 지바 기자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카메라가 크게 손상돼 촬영한 이미지는 쓸모 없게 됐다는 점이다.
물에 떠내려가는 지바의 사진은 국토교통성 가마이시 항만사무소 직원이 지난달 11일 오후 3시 25분경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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