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한 때 '신화'라 불렸던 '뉴타운'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동안 뉴타운은 지정만 되면 돈을 벌 수 있는 요술방망이로 인식돼 왔다. 2000년 초부터 2008년 부동산 활황기에 집값이 크게 뛰면서 뉴타운으로 지정되면 새 아파트는 물론 향후 시세차익까지 누릴 수 있다는 '신기루'를 심어준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집값이 하락하면서 사업속도도 지지부진해 수익성이 떨어졌다. 주민들의 '추가분담금'도 커지고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꺾이면서 곳곳에서 '뉴타운 지정 취소'를 원하는 주민들의 농성도 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뉴타운 집값도 하락세를 걷고 있는 곳이 많다. 2008년 뉴타운 지정 당시 3.3㎡당 1300만원을 호가한 경기 시흥시 은행동 주택은 현재 500만원이 빠진 800만원에도 거래가 거의 없다.
서울 이문·휘경뉴타운의 경우 2∼3년 전만 해도 20㎡를 기준으로 지분가격이 3.3㎡당 300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500만원이나 빠진 2500만원인데도 불구하고 찾는 사람이 없다. 가끔 1900만원대와 2000만원 초반대에 나온 급매물만 매매되는 수준이다.
가재울뉴타운도 거래가 끊기긴 마찬가지다. 3구역 84㎡ 타워형은 한때 6억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5억3000만원에도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워낙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터라 문의전화도 별로 없지만 간간이 오는 전화는 대부분 5억원대 초반대 물건을 찾는 손님들"이라며 "4억원대 물건이 있느냐는 전화까지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대형의 경우는 분양가보다 떨어졌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
올해 12월 준공될 미아동의 미아뉴타운두산위브 8구역 59.82㎡는 수요자들의 인기가 많은 소형평형인데도 불구하고 분양가 대비 평균 3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3.3㎡당 분양가가 3억4630만원이었지만 2억9000만원의 매물까지 나오고 있다. 한강 조망과 강남과 가까워 입지여건이 좋다는 흑석한강푸르지오도 분양가와 비슷한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84.98㎡의 경우 현재 시세가 7억2500만원 정도인데 이는 분양가 대비 약 500만원밖에 오르지 않았다. 115.98㎡는 10억 가량으로 분양가와 같은 시세다.
현재 입주한 뉴타운 아파트도 상황은 같다. 은평구 진관동 상림마을6단지 푸르지오 135㎡는 분양 당시 7억9900만원이었지만 7억3000만원까지 약 7000만원이나 떨어졌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7단지 두산위브 114㎡도 6억8900만원에 분양됐지만 6억7000만원에도 산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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