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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도 국제채권 활성화 길 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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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희 한신정평가 부회장
- 국내 최초로 6개국 정부신용등급 발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흥 국가들이 일본자금 투자를 받을 때에는 일본 신용평가사(R&I, JCR)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해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합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이런 기회들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업평가 뿐 아니라 국가신용등급평가를 병행하겠다는 이용희 한신정평가 대표이사 부회장의 비전이 현실화됐다. 한신정평가는 13일 아시아 5개국(대한민국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남미 1개국(브라질) 정부의 신용등급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7년 11월 한국신용정보의 기업평가 부문에서 분사ㆍ독립한 한신정평가의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그는 "앞으로 기업평가 외에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병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신정평가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이후 3년간 한신정평가는 관련 자료를 수집하며 차분히 준비를 시작했다. 2009년 9월에는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지난해에는 평가방법론을 만들어 현지 실사에 착수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계 등 외부 전문가의 자문도 구했다. 그 결과 한국의 신용평가사 중 최초로 해외 정부의 신용평가를 수행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이번 평가로 한국의 투자자와 정부신용평가 대상 국가의 자금 수요층을 효과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ㆍS&Pㆍ피치(Fitch) 등 글로벌 3개사의 점유율이 높지만, 한국의 신용평가사가 직접 해당 국가를 평가할 경우 훨씬 신뢰도가 높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한국 금융시장이 해외로 진출하려면 체계적인 해외시장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런 기반이 있어야 국제금융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외 정부를 평가하면 한신정평가의 잠재적인 고객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의 A라는 기업이 한국 자금시장에서 투자를 받고자 한다면, 말레이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평가한 한신정평가에 A기업의 평가를 의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용국 한신정평가 상무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시장에 필요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게 우선"이라면서도 "신용등급을 평가한 국가의 기업들이 우리나라 채권시장에 진출하면서 한신정평가에 평가를 의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해외 정부 평가보고서는 해외자산에 투자하려는 국내 금융기관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신정평가의 국가 신용등급 평가는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첫 걸음인 만큼 평가 과정이 쉽지많은 않았다. 처음으로 해외 국가를 평가하는 만큼 한 국가를 평가하는 데 6개월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했다. 실사 과정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부회장은 "그 나라의 경쟁력을 가늠하려면 정부 관계자 뿐 아니라 복지정책, 노조 동향 등을 검토해야 하는데 협조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며 "일정을 조정하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햄버거로 떼우는 일도 일쑤였다"고 말했다.


녹록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금융위기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이 한신정평가에는 오히려 힘을 실어줬다.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일부국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선진국에 후한 평가를 주는 글로벌 3대 신평사를 바라보는 신흥국들의 불만이 커졌고, 투자자들도 다양한 의견을 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 기세를 몰아 앞으로도 평가할 정부를 꾸준히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주에는 멕시코 실사를 다녀왔으며, 5월에는 터키를 방문할 예정이다. 인도, 아르헨티나, 슬로베니아, 페루와도 일정을 협의중이며 베트남에서는 자국을 평가해달라며 의뢰를 한 상태다. 10명 남짓한 해외정부 평가 인력도 충원하고 있다.


해외평가 확대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10개 신평사 정도만 등록돼 있는 미국의 NRSRO(국가공인신용평가기관)에 한신정평가를 등록시키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아시아 국가 중에 NRSRO에 등록된 나라는 일본 정도"라며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신용평가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신정평가는 이날 우리나라 정부에 대해서는 외화 기준으로 AA/Stable의 신용등급을 매겼고, 말레이시아는 이보다 낮은 A/Stable로 평가했다. 이외에 태국은 BBB+/Stable, 브라질은 BBB/Stable, 인도네시아는 BBB-/Stable, 필리핀은 BB+/Stable 등급을 받았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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