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 지수가 상승 하루 만에 하락 마감했다. 이번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옵션만기일 등을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프로그램은 3800억원 이상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미국 의회 예산안 합의 불발로 15년 만에 정부 폐쇄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달러화 약세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도 전거래일대비 소폭 하락한 2127.20으로 출발했으나 장 초반 등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후 지수는 장 중 고가를 2135선까지 높였으나 기관이 매도 우위로 돌아선 가운데 프로그램이 '팔자'폭을 키우며 약세로 전환했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대비 5.58포인트(0.26%) 내린 2122.39로 마감했다.
이날 개인은 2250억원어치를 사들였으며 외국인은 887억원어치를 순매수, 19거래일째 '사자'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1511억원어치를 팔았다. 투신이 2601억원 가량 매도세를 보였고 기타계 역시 1500억원 이상 내다 팔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프로그램의 매도세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날 프로그램은 차익거래 857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 2991억원 순매도로 총 384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주요업종들 역시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화학(0.21%), 운송장비(0.28%)가 소폭씩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내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은행(-2.33%), 보험(-1.96%) 등 금융주들을 비롯해 음식료품(-1.97%), 비금속광물(-1.26%), 운수창고(-1.79%), 통신업(-1.09%) 등의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대부분 내렸다. 삼성전자(-0.45%)를 포함해 포스코(-1.34%), 현대중공업(-0.37%), LG화학(-0.73%), 기아차(-0.69%), 신한지주(-1.33%), KB금융(-1.04%), 삼성생명(-0.60%), 한국전력(-0.56%) 등도 하락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3.19%), S-Oil(1.00%) 등 정유주는 유가상승과 1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동반 상승했다. 현대차(0.49%), 현대모비스(1.38%), 하이닉스(1.60%)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5종목 상한가를 포함해 345종목이 상승세를, 3종목 하한가를 비롯해 471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81종목은 보합.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장에 대해 "은행·보험 등 금융주의 하락 폭 확대를 감안하면,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금리가 인상되든 동결되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달러환산 코스피를 감안해도 아직 외국인들이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대비1.09포인트(0.20%) 내린 533.11로 마감했다.
현대캐피탈 해킹 사태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안철수연구소, 이니텍, 이스트소프트, 넥스지 등 보안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대비 1.3원 오른 108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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