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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車부품 차질' 현대차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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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재고분 바닥 위기..생산중단 장기화 대비 담당직원 급파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일본 대지진 여파에서 한발짝 비켜 있던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최근 들어 일본 부품 공급선을 다시 파악하기 시작했다. 일본 부품업체 생산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현대ㆍ기아차가 보유한 재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그룹 구매총괄본부 및 부품 계열사 직원들을 지난 5일 일본 도쿄로 급파했다. 이들의 임무는 이번 주말까지 머물면서 현지 공급선 상황 파악과 부품 공급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 일부 계열사 직원은 지난 주말께 일본 출장길에 올라 5일 귀국했으나 인천공항 도착 직후 그룹 구매담당자를 만나 그 자리에서 다시 일본으로 향했다. 그룹에서 판단하는 일본 공급 문제가 심상찮다는 것을 의미한다.


르노삼성, 한국GM 등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잔업과 특근을 줄이는 등 일본 대지진 영향을 받은 것과 달리 현대ㆍ기아차는 그동안 별다른 영향 없이 굳건한 생산체제를 유지했다. 전세계 완성차메이커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재고를 줄였지만 현대ㆍ기아차는 2~3개월치의 재고를 미리 확보한 덕분이다.

하지만 일본 부품 공급 중단이 점차 길어지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그룹 관계자는 "60~80일에 달하는 부품 재고를 갖고 있어 그동안 버텼는데, 소진 시기가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내부 움직임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가 일본에서 직접 구매하는 부품 비중은 전체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미미하지만 2, 3차 협력업체로 확대하면 양상은 달라진다. 각종 센서에 장착되는 전자칩 등 전장핵심부품은 일본 의존 비중이 높다.


이번 일본 출장의 핵심은 반도체 웨이퍼를 제조하는 르네사스사(社)다. 이 회사의 이바라키현 반도체 웨이퍼 공장은 대지진과 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았는데, 이 반도체는 자동차용 센서 업체인 TRW를 통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최종 부품이 된다. 현대ㆍ기아차는 르네사스의 피해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재가동과 부품 재공급 여부를 살필 방침이다.


재가동이 진행된다고 해도 완전 정상화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다음달 생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내부 분위기는 일본 부품 공급 관련해 진지하다"고 밝혔다.


이미 일부 부품 공급 문제에 대해 현대ㆍ기아차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이삼웅 기아차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페인트에 들어가는 광택제 공급이 약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서 "이달 말께 다음달 생산에 미칠 영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지진 여파는 정몽구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1일 대지진 발생 직후 정 회장은 오승국 그룹 구매총괄본부장과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 안주수 현대다이모스 사장,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등 4개 관계사 대표를 소집해 회의를 개최했으며, 이후에도 수시로 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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