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필리핀 정부가 국가 재정을 강화하고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부패에 대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특히 탈세자와 비리 공무원, 그리고 기타 범죄자의 유죄판결을 높이고 있다.
베니그노 아키노 3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필리핀 말라카낭 대통령 관저에서 가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정부가 탈세자를 쫓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국세청과 관세청이 매주 1건의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법부 개혁을 위해 자기의 권한을 다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평균 14%의 낮은 유죄판결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검사와 고등법원에서 판결이 번복되지 않는 법관만 승진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국내총생산의 12.5%에 불과한 세수를 2016년까지 16%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면서 "유죄판결을 받아내고 사람들이 감옥에 간다면 세금 효율성 측면에서 처음에는 오히려 악화되다가 상당기간이 지난 후에 개선되는 J-커브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키노 대통령이 탈세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필리핀의 9400만명 인구 중 세금을 내는 사람은 4%를 조금 넘는 정도인 300만~40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는 솜방망이식 처벌이 세금 탈루를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해 탈세와 부패와 관련된 법안을 더욱 강화해 처벌하기로 한 것이다.
아키노 대통령은 1986년 인민혁명(People's revolution)으로 대통령에 선출된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외아들로 2001년부터 9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던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전 대통령의 부패와 무능력이 드러나면서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뇌물수수와 맞서 싸우는 책무를 지고 있던 옴부즈맨인 메르세디타스 구티에레스가 지난 3월 탄핵을 받았는데 이는 아로요 행정부의 핵심인물을 기소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또 공공 민간협력관계를 통해 사회기반시설에 시급한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그의 약속도 강조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달 471억페소(미화 11억달러)의 도로와 철도 사업 5건의 입찰을 실시했다.
도와 항구, 기타 민간 공사에 대한 필리핀의 지출은 국제개발기구들이 권고하는 국내총생산의 5%의 평균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 이는 필리핀 정부는 돈이 없고, 민간 투자자들은 규제 리스크에 겁을 집어먹고 있는 탓이다.
아키노 대통령은 이에 따라 “정부가 규제 변화로 손해를 본 투자자에게 배상하는 펀드를 설립했다"면서 “사회기반시설 지출을 절감하면 시급한 사회 프로그램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지난 해 2011달러로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4620달러와 7775달러인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크게 뒤지며 인구의 5분의 2가 하루 2달러도 되지 않는 돈으로 연명하고 있다. 또 군인과 경찰의 70%가 아키노 대통령의 말을 빌자면 '비공식 주택'에 살고 있다. 지난 해 경제가 7.3% 성장했으나 국민들의 가난을 덜지 못하고 있다.
경제학 교수이자 전 예산장관인 벤자민 디오크노는 "아키노 대통령은 임기 초기 몇달동안 핵심 개혁을 추진하지 못한 탓에 지지율이 64%에서 51%로 하락했다"고 비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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