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지구 기후변화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관련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유럽 철강업협회인 유로퍼(Eurofer)가 EU를 대상으로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회원사인 세계 최대 철강생산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을 비롯해 독일 티센크루프, 인도 타타스틸 등이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U의 새 탄소배출총량거래제(Cap-and-Trade)는 2013년 발효되어 2020년까지 8년간 적용된다. EU는 상위 10% 기업 생산시설의 2007~2008년 평균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정했다. 강화된 기준에 따라 산업계는 현재 수준보다 탄소배출량을 더 낮춰야 하며 기준치 이상을 배출하는 기업은 탄소배출권을 구입하는 식으로 사실상의 벌금을 부담해야 한다.
철강업계의 경우 1톤당 1.48톤 이상의 CO2를 배출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유로퍼는 강화된 탄소배출권 규제로 인해 업계가 연 6억유로 가량을 '부당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현재 톤당 50유로 가량인 철강업계 영업이익의 약 10%인 톤당 5유로에 상당하는 것이다.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일부를 재생하기 때문에 EU의 기준 산정은 부정확하며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최대 철강업체 뵈스탈파인의 최고경영자(CEO)인 볼프강 에더 유로퍼 회장은 "EU의 법안 해석은 이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럽 외 지역 철강업체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며 이는 유럽 업체들에게 불공정한 경쟁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센크루프 역시 EU의 규제 강화가 유럽 철강업체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영국과 네덜란드에 공장을 두고 있는 타타스틸과 아르셀로미탈도 유로퍼의 움직임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배출량 규제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항공업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U는 세계 주요 항공사들에 대해서도 탄소배출량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업계가 2013년에만 11억유로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사 유나이티드컨티넨털의 제프 스미섹 CEO는 "EU의 규제는 타국 정부들로부터 반발을 살 수 있다"면서 "외국 항공사들에게까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며 EU의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EU 집행위원회 측은 “탄소배출량 기준은 주요 회원국들로부터 동의를 얻은 것으로 업계가 제소한다고 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의 환경관련 청원단체인 클라이언트어스의 마르타 발레스테로스 대표는 "철강업계의 주장은 책임을 어떻게든 회피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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