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FTSE·스페인 IBEX↑ VS 프랑스 CAC·독일 DAX ↓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유럽증시가 국가별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유로존 생산자 물가 급등에 따른 금리 인상 압박과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내·외부적 악재로 작용한 가운데 하반기께 원유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하락세를 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지시간으로 4일 영국 FTSE1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2%(7.06포인트) 오른 6016.98로 마감했고 스페인 IBEX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0.24%(26.2포인트) 오른 1만756.1을 기록했다. 반면 프랑스 CAC 40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29%(11.84포인트), 0.06%(4.48포인트) 내린 4042.92, 7175.33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생산자 물가 급등 소식이 가장 큰 악재로 평가 받았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유로 지역의 지난 2월 공장도 가격이 전년 대비 6.6% 증가해 지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올 1월 공장도 가격 상승률도 5.9%로 조정됐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유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주춤한 가운데 최근 3개월간 원유 가격은 21% 급등해 높은 비용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3월 들어 유럽지역의 경제 신뢰도는 약화됐고 제조업 생산 성장 속도도 늦춰졌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도 "정책 입안자들이 늦은 성장세에 대한 염려보다 물가 상승 압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물가 상승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2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13% 뛰어올랐고 중간재 비용도 8.1% 상승세를 시현했다.
월가에서 관측된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 전망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지난 1ㆍ4분기 경제성장 전망치를 2.5%로 기존 대비 1%포인트 낮춰 잡았다. 악천후 등 일시적인 외부 환경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 가운데 에너지 비용 상승 및 긴축재정 정책에 대한 부담감도 상반기 경제성장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됐다.
장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악천후를 포함한 일시적인 요인으로 인해 제압당했다"며 "4%대가 예상되는 상반기 GDP에 대한 위험도도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반기 부정적 GDP 전망에는 높은 에너지 비용, 긴축재정 정책, 주춤한 경제 데이터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 제기된 유가 안정화 전망은 호재로 작용했다. 리비아 및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세계 경제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는 국제유가가 올 하반기께 큰 조정을 겪을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배럿 크레디트 아그리콜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현재의 원유 가격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배럴당 100달러 이상 형성된 기간은 현재로도 충분히 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유 수요가 감소하고 경제 성장이 위축될 경우 심각한 수준의 조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사태 진정 여부에 따라 원유 가격이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배럿 애널리스트는 "수개월내에 리비아의 원유 수출이 정상 궤도로 진입한다는 가정하에 하반기 원유가격은 배럴당 85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쿠웨이트의 추가적인 원유 공급 의사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알장키 쿠웨이트 KPC 최고경영자(CEO)는 "쿠웨이트는 세계 원유 시장이 심각할 정도로 공급 혼란을 경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불안이 원유 가격을 수 개월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오일 가격은 너무 높고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며 "쿠웨이트는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을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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