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일본 대지진 여파로 닛케이 225 지수 선물이 지난달 15일 11%나 급락한 뒤 헤지펀드들은 지난해 11월 이래 처음으로 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다.
영국의 경제 전문 사이트 파이낸셜뉴스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덩치가 큰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1일 헤지펀드들이 닛케이 225 지수에 대해 3억3000만 달러(약 3600억 원)의 순매도 포지션을 취했으나 같은 달 22일 4억6400만 달러의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했다. 3주 사이 약 8억 달러가 이동한 것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에 따르면 순매수 포지션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15일부터다. 이는 헤지펀드들이 재건 특수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소재 에버딘자산운용의 존 리빙스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 정부가 지진 피해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게 헤지펀드들의 생각"이라면서 "그러나 헤지펀드들은 해외로 진출한 일본 기업들에도 투자하면서 주가 하락 위험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들이 일본 증시 폭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룩셈부르크 소재 투자업체 롬바드 오디에의 폴 마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세계적인 통화양적완화 기조를 고려할 때 현 일본 주가는 엄청나게 싼 편"이라고 지적했다.
헤지펀드들은 엔화에 대해서도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지난달 21~25일 53억 달러 상당의 엔화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일본의 보험회사들이 이번 재난과 관련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해외 자산은 팔고 엔화는 본국으로 역송금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헤지펀드들은 일본 대지진 후 미국 주식을 팔고 미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측은 "헤지펀드들이 나스닥 100 지수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에 대해 매도 포지션을 강화하는 대신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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