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1일 오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위해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스포트 어코드 행사 참석차 출국했다. 이 행사가 다음달 3일 개막되는 점을 고려하면 3일이나 일찍 이 회장의 공식 유치행보가 시작된 셈이다.
재계는 지난 2번의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1차 투표시 모두 1위를 차지하고도 2차 투표에서 경쟁도시에 역전패한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 회장이 1차 투표 과반수 획득을 목표로 본인 특유의 '위기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1일 김포공항에서 영국 출장에 앞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다음달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스포트 어코드 참석해 IOC위원들을 대상으로 표심잡기에 나선다.
스포트 어코드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과 하계올림픽국제경기연맹연합, 동계올림픽종목협의회 등 3개 단체 총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 연석회의 등의 행사가 한 자리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행사다. 이 회장은 IOC위원 자격으로 이 행사에 참석하며 현지에 다른 위원들보다 일찍 도착해 최대한 많은 위원들을 만나 평창의 동계올림픽 준비상황과 국민적 유치 열의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에 앞서 후보도시들이 공식 유치활동을 펼칠 수 있는 행사는 5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테크니컬 브리핑을 제외하면 이번 행사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 회장의 마음은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올림픽뉴스 전문 인터넷 매체인 '어라운드더링스'에 따르면 평창은 100점 만점 중 77점을 받아 독인 뮌헨(74점), 프랑스 안시(67점)보다 앞서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격차로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장담할 수 없다.
이 회장은 현재 평창에 우호적인 IOC위원들의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최대한 우군을 많이 확보함으로써 경쟁도시의 기선을 확실히 제압, 과거 2번의 역전패 고리를 완전히 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 1차 투표에서 평창은 모두 1위를 차지하고도 2차 투표에서 캐나다 밴쿠버와 러시아 소치에게 역전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는 2차 투표 전략을 수립할 수 밖에 없고 그 핵심은 평창이 1차에서 탈락한 후보도시 지지표를 흡수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2차 투표는 1차 투표 직후 쉬는 시간없이 바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때 가서 IOC위원들의 표심을 움직이기는 불가능해 1차 투표시 과반수 획득을 하거나, 2차 투표를 대비 최대한 많은 위원들의 표심을 사전에 잡아 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만족'이나 '방심'과는 거리가 먼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도 1차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을 얻거나 2차 투표에서 평창을 지원할 수 있는 확실한 우군을 확보함으로써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본인이 앞장서서 '위기감'과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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