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식품업체에 라면과 생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때 아닌 '특수'를 맞은 국내 업체들은 공장을 '풀가공' 하는 등 참사 피해를 입은 일본에 생필품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사재기 열풍까지 불고 있는 일본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한국 식료품 지원을 요청하자 CJ 등 국내 식품업체들은 곧바로 자사 제품 지원에 나서는 등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국내 라면업체에는 일본에서의 주문이 폭주해 최고 4배까지 수출량이 늘어났다.
농심은 그동안 일본에 월 평균 300만 달러 규모를 수출했는데 이달 들어 수주량이 750만 달러로 늘었다. 이에 따라 지진 이후 휴일에도 6개 공장 생산 라인을 모두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오뚜기는 주 1회 가동하던 수출 생산 라인을 주 5회로 늘렸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주문량은 8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월 평균 2억원의 4배를 뛰어넘었다. 삼양식품도 평소보다 2배 정도 수출량이 늘었다.
생수 주문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에 가장 많이 생수를 수출하고 있는 '석수와 퓨리스'는 이달 들어 일본에 작년 동기보다 177%나 증가한 18만 상자(2ℓ, 500㎖ 혼합)의 생수를 수출했다. 기존 일본 수출량이 미미했던 제주삼다수 역시 이달 들어 일본으로부터 받은 주문량이 1만2500상자(2ℓ기준, 150t)에 달했다.
이와 함께 국내 식품업체들의 제품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당초 안전상의 이유로 국내 식품 지원을 거절했던 일본이 방사능 오염으로 자국 내에서 식료품 사재기까지 일어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은 햇반 10만개(1억9000만원)와 햇바삭김 4만5000개(1800만원) 등 총 2억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농심은 라면 제품 12만9000개를, 크라운-해태제과는 해태제과 자유시간과 크라운제과 연양갱 등 총 1억원 규모의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전 계열사와 공장에서 모금활동을 시작한 대상그룹은 모금된 성금에 그룹 차원의 기부 금액을 더해 전달할 예정이다. 또 일본에 있는 자회사 클로렐라 서플라이를 통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클로렐라 제품 3000만원 어치를 기부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미 현금 지원 등을 통해 구호의 손길을 보낸 식품기업들도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사내 봉사단체인 '사랑의 손길펴기회'에서 모금한 금액과 추가 성금 지원을 통해 2억원을 기부했다. 오뚜기는 5000만원을, 풀무원은 3000만원을 기부했다. 오리온도 초코파이와 마켓오 등 5000만원 상당 과자를 일본 지사를 통해 센다이시 피난소에 공급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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