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데뷔 45주년을 맞은 국민가수 남진이 22일 오후 방송된 KBS2 '승승장구'에 출연해 전성기 시절 해병대에 입대해 월남전에서 겪었던 죽음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막 데뷔해서 한참 활동할 때 군대에 갔다"며 "영화 해외촬영을 가려면 군에 다녀와야 여권이 나왔기 때문에 기왕 갈 거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에 1969년 월남전이 한창 치열할 때 청룡부대에 입대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베트남에 도착해서 배속을 받는데 다들 차량으로 이동하는 반면 나는 최전방에 있는 섬에 배치돼 6개월 있었다"며 "밤에 매복하다 보면 아침에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도 있었다. 한번은 중대에서 식사를 한 뒤 맥주 한 병을 마시고 한숨 돌리고 있는데 포탄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 엎드렸다. 가까운 모래밭에 박혔다. 불발이었다"라고 위험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위문단 착출 공연으로 식당 같은 데를 갔는데 취한 친구가 나를 보자고 했다. 일행이 있어서 바로 가지 못했는데 어디선가 총소리가 났다. 그 친구가 내게 총을 쏘고 조금 뒤에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다행이 아무 일 없었지만 심장이 멈춘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남진은 이어 "또 한 번은 동료가 내무실에서 대대장 권총을 닦고 있었고 나는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총알이 발사됐다. 둘 다 얼음처럼 굳었다. 처음엔 내가 맞은 줄 알았는데 옆에 있던 수통에 구멍이 나 있더라"라고 아찔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월남전을 다녀와서 삶이 이런 것도 있는 거구나. 전쟁터에서는 인기고 배움이고 있고 없고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전우애와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지나고 보니까 내게 큰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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