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대전의 바이오기업인 A사는 2년전만 해도 인력운용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첨단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전문인력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이직율이 18%로 높았기 때문이다.
A사 사장이 찾아간 곳은 대한상공회의소 경영자문단. 자문단은 전(前) CJ 경남방송 대표인 김태봉 위원을 그 해 6월 급파했다. 김 위원의 첫 조언은 ‘삼성식 인력운용을 적용해 보자’는 것. 우선 전문가를 연구, 전략, 생산관리별로 인력을 구분하고 이에 맞는 직원을 채용하고, 이들에게 권한도 대폭 위임하자는 것이다.
또 관리자들에게는 기존 스톡옵션 등 강력한 인센티브와 연봉체계를 확대 운영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후 이직률은 18%에서 10%로 감소했고 매출은 2년동안 연15% 상승하는 실적을 올렸다.
A사 대표는 “대기업식 보상체계가 좋은 줄은 알았지만 이를 조직에 잘 정착시킬 수 있을 지 의문이었다”며 “자문단을 통해 중소기업 실정에 맞는 ‘대기업 보상체계’가 제대로 정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 퇴직임원을 활용한 중소기업 자문이 산업계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상의회관에서 '제2기 중소기업 경영자문단 발대식'을 갖고 지난 2008년 12월 출범한 경영자문단 106명이 전국의 중소기업을 돌며 330여건의 현장자문을 실시해 왔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측은 “자문을 받은 중소기업들이 감사패를 보내오는 등 회원사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하고 “대기업의 실질적인 경영노하우가 중소기업에 고스란히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상의는 이번 2기 출범을 기해 건설, 에너지, 유통 등의 자문업종의 폭을 넓히고 법률, 세무, 회계, 특허, 노무 등 전문분야에 대한 자문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조창휘 전 고려산업개발 부사장, 강상원 전 충남도시가스 대표이사, 최준집 전 대한항공 전무, 길현창 전 모토로라 사장을 비롯해 최기선 최기선세무회계사무소 대표, 변용석 이영수 휴피아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등 17인 신규위원을 추가 위촉했다.
상의는 앞으로 자문중소기업에 대한 효과적인 사후관리를 위해 자문을 받은 대표이사와 자문위원간 정기적인 ‘만남의 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노기호 전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한규환 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이기원 전 삼성전자 기술총괄부사장 등 주요 대기업 전직 경영자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은 값진 경영노하우의 사회환원에 뜻을 같이하고 활발한 자문을 펼쳐 왔다.
이날 발대식에서 이동근 상의 상근부회장은 “제2기 출범으로 이제 대한상의 경영자문단이 도입기를 지나 본격적인 활동기에 접어들었다“며 ”더 많은 중소기업에게 대기업 경영노하우를 맞춤 이식해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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