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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에 슬그머니?… 정부 "기름값, 그냥 안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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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부가 동일본 대지진에 묻혀 사그라드는 듯했던 '기름값 논쟁'에 다시 불을 댕기고 있다. 기왕 뽑은 칼을 맥없이 칼집에 넣지는 않겠다며 의지를 다지는 중이다.


이에 경제부처 장관들은 작정한듯 연일 정유사를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의 석유제품가격 태스크포스팀(TFT)도 곧 기름값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높다. 정부와 정유사가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17일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리터당 1950원을 넘어섰다.

◆윤증현 "석유 유통마진, 어딘가로 샌다


15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면동의 한 셀프주유소를 깜짝 방문했다. 한 주 전 미리 예고하는 일정에도 없던 일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주말 사이 윤 장관의 주유소행이 결정됐다"면서 "일본의 지진으로 초점이 흐려지는 듯한 기름값 문제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도 발언의 수위를 높여 정유사를 압박했다. 그는 이날 직접 주유를 하면서 "주유소들은 가격 정보가 공개돼 투명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시장을 독과점한 정유사의 가격 결정 체계는 투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윤 장관은 이어 "석유제품 유통 과정에서 이익이 어딘가로 새고 있다"며 "이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동수 "5월 중 정유사 불공정행위 발표"


같은 날 오후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도 정부와 정유사의 기름값 전쟁이 유야무야 끝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문화행사를 겸한 기자단 간담회에서 "오는 5월 중순까지는 정유업계의 원적지 관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언급한 내용에 대한 후속조치다. 그는 당시 "정유사들의 원적지 관리 혐의를 포착했다"며 "곧 결과를 내놓겠다"고 했다. 정유사들이 매출이 높거나 상징성이 큰 지역의 주유소를 잡기 위해 일부 업소에만 기름을 싸게 공급하거나 각종 혜택을 주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 혐의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공정위의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져 지금도 결과를 발표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정유사에도 소명 기회를 줘야 해 2주에서 4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최중경 "정유사들 잘못하고 있다"


이틀 뒤인 17일에는 최중경 지경부 장관도 말을 보탰다. 최 장관은 이날 강원도 삼척시의 탄광촌을 찾아 "유가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정유사에 원가 자료를 요청했지만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면, 다른 정유사들은 자료를 내지도 않았고, 그나마 받은 자료도 충분치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울러 "정부가 자료를 요구했는데 제출하지 않으면, 잘못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언짢은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최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회계사 출신인데 정유사의 영업이익률 3%는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직접 석유 제품의 원가를 계산해보겠다"고 말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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