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가 도쿄에 대피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거래를 지속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날 TSE는 "일본 정부가 도쿄에까지 대피령을 확대한다면 거래를 중단할 수 밖에 없겠지만, 현재로써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 폭발 사고 이후 방사능 유출 우려가 심화되면서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거래 중단을 요청해오자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원전 사고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지난 15일 사고 원전에서 240km 떨어진 도쿄에서도 방사능 수치가 평소보다 23배 급등하면서 외국인들의 도쿄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TSE에게 직원들의 안전이 확실해질 때까지 거래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TSE의 하세가와 이사오 주식부문 담당자는 “거래를 중단한다면 일본에 있는 미국과 유럽 증권사들의 우려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쿄증권 시장이 문을 닫는 일은 대피령이 도쿄에까지 내려와 직원들이 자리를 떠나야 할 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TSE 전체 거래의 평균 60%를 차지하고 있어 상당수 외국계 증권사들이 업무를 중단할 경우 TSE가 시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TSE는 전체 거래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증권사들이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경우 독립적으로 거래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다.
TSE 관계자는 "닛케이225지수가 지진 이후 이틀간 거래에서 16% 폭락하면서 거래 중단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은행협회(IBA)는 “아직까지 업무를 중단하거나 직원들이 대피한 업체는 없다”면서 “외국계 금융업체들도 평상시처럼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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