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일본 대지진 여파로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본 전자제품의 소비자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 영향으로 중국 전자기기 시장이 공급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차이나데일리는 많은 일본 전자기기 제조회사들이 동북부 지역의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나타난 전자기기 공급 부족이 오는 6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자상가가 밀집해 있는 베이징 '중관촌(中關寸)'은 전자제품 수요·공급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최근 일본 지진 발생 후 일본 전자제품 브랜드의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관촌 내 전자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청 잉씨는 "니콘 D3X 카메라 가격이 지진 발생 사흘만에 2000위안(약 34만5000원) 뛰었다"며 "많은 디지털 카메라가 일본 브랜드이기 때문에 카메라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전자제품 판매상들이 충분한 제품을 공급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회색시장(gray market)에서 판매되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 가격도 지진 발생 직후 200위안(3만4500원) 급등했다. 쓰나미가 플레이스테이션3 12만대를 휩쓸어 간 것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레이타오 게임기 전문 판매상인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용량 120GB 버전의 플레이스테이션3는 이미 재고가 바닥났다"며 "일본 지진 여파로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전 소재 궈신(國信)증권에 따르면 매 달 중국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전자기기 규모가 30억달러 상당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동북 지역에 위치한 소니 6개 공장 조업이 모두 중단됐으며 도시바, 캐논, 파나소닉 등도 일부 생산공장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의 빈센트 구 애널리스트는 "피해 지역 붕괴 공장들은 대부분 일본 내수 판매를 담당하던 공장들이어서 중국 전자제품 시장이 받게 될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본 전자제품 제조공장들이 하루 빨리 가동을 재개하지 않으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 줄 인상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