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11일 오후 동북부에 몰아친 사상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로 일본은 말 그대로 혼돈 상태다. 직격탄을 맞은 센다이 해변에서 시신 수백구가 발견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화재와 정전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도요타 공장 등 산업 거점들도 피해를 입어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지진 여파가 감지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날 오후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지역으로 추정되는 센다이 해변에서 200~30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몇 시간 전 일본 경찰은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실종됐거나 사망한 사람 수가 160여명이라고 집계한 바 있다. 이런 흐름으로 미뤄볼 때 사상자 등 피해자 수는 갈수록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등에도 쓰나미가 몰아쳐 선박과 차량, 가옥이 휩쓸렸다. 도쿄에서 동북부 중심부를 잇는 신칸센 등 철도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은 전기가 끊겨 도시는 암흑이나 다름 없는 상태다. 잇단 화재로 추가 피해까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관계 당국은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2호기의 연료봉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반경 3km 안에 사는 주민들에게 대피를 요청해뒀다.
센다이ㆍ하네다ㆍ나리타 공항은 사태 직후 잇따라 폐쇄됐다. 관광객 등 공항 이용객들은 발이 묶인 채 공항 내부에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는 미야기현 공장과 전화연결조차 못해보고 있다. 피해를 파악하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피해 지역에 공장이 몰려있어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롯데관광,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사들은 피해 지역 관광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사실을 고객들에게 개별통보하고 있다. 당분간 이 지역 관광은 불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지금까지 한국, 미국, 중국 등 25개국이 피해복구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일본 지진 사태와 관련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이웃나라로서 최선을 다해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구조 활동을 지원토록 하라"고 말했다.
국내에 지진 여파가 미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일본에 강진이 발생한 오후 2시46분께 삼성전자 반도체, LCD사업장의 포토장비 일부가 진동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진동을 감지한 지 약 8분 뒤인 오후 2시54분께 오작동 방지를 위해 자체적으로 가동을 멈췄다가 오후 4시30분께 정상화됐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아직까지 현지 한국인 피해 상황은 접수되지 않았다.
오후 2시46분께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243마일 떨어진 도후쿠 지방 부근 해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지진은 일본 기상청 집계 8.9 규모다. 14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지진이다. 14만여명이 죽거나 다친 관동대지진(7.8 규모)보다 규모가 크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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