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틀린 것일까. 외국인들이 공포에 사로잡혀 투매에 나선 것일까.
삼성전자가 9일 장초반 90만원선이 무너졌다. 전날 4%대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로 소폭 상승출발, 91만원대로 시작했던 삼성전자는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며 90만원선도 내줬다. 지난해 12월9일 90만원대로 올라선 후 3개월만의 80만원대 경험이다.
매수와 매도상위 1위 창구가 모두 외국계일 정도로 외국인들간의 힘겨루기가 치열하다.
주가는 90만원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국내외 증권사들의 분석만 보면 당장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할 때처럼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실적 부진 우려로 주가가 과도한 조정을 받고 있다며 구조적 실적 개선 흐름에는 변화가 없다는 평가와 함께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120만원을 제시했다.
남태현 애널리스트는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5% 증가한 3조1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3조5000억원을 약 10% 하회할 것"이라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이유는 디지털 TV 재고조정이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LCD 패널 부문과 DM 부문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분기가 IT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3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유지될 전망이어서 1분기 실적우려로 인한 주가조정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동양종금증권도 1분기 실적 부진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근본적인 펀더멘탈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동양종금증권은 "통신 사업부문의 갤럭시 탭 재고 관련 뉴스는 이미 삼성전자에서 정정보도 했다"며 "계절적 비수기 효과와 신규 모델 출시에 따른 기존 모델 매출 감소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는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주가가 추가로 하락한 다면 좋은 매수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UBS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을 수정해야할 실질적인 이유는 전혀 찾을 수 없다"며 "다만 1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다소 낮을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UBS증권은 갤럭시 탭의 1분기 판매량은 기존 추정치 170만대를 소폭 하회하는 15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으로 당초 당사의 예상치인 3조3000억원, 시장 컨센서스인 3조4000억원 보다는 하회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올 하반기에 이익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2012년 주당순익(EPS)도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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