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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BW, 藥일까 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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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대한전선이 2년만에 또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다. 2년전 발행된 BW의 차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2년전보다 발행금액은 줄었지만, 주가가 하락하며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낮아져 향후 대주주의 지분율 하락과 물량 부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한전선이 BW를 발행하게 된 원인은 당장 급한 불을 꺼야하기 때문이다. 2년전 발행한 BW 중 1900억원 가량의 잔액이 남아있고, 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회사로선 실탄 마련이 절실하다.


하지만 대한전선 자금조달 창구는 현재로선 여유가 없다. 회사채는 지난달 2500억원 어치를 발행해 금융권 익스포져가 한계에 도달했고, 유상증자는 이미 지난해 두번이나 시행해 추가 유증이 쉽지 않고 대주주 지분이 즉시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대한전선의 BW는 발등의 급한 불은 끄면서, 대주주의 지분율 희석은 가능한 늦추기 위해 나온 고육책이란 분석이다.


▲2년 시차, 같은 듯 다른 BW = 대한전선은 지난 4일 25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7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대한전선이 이번에 발행하는 BW는 2년전 BW와 발행조건과 방법 등이 유사하다.


공모 형태로 발행되고, 사채와 신주인수권이 분리된 구조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부여된 공통점이 있다. BW 발행일 한달 후부터 신주인수권의 행사가 가능한 점도 같다.


다른 점은 발행규모와 신주인수권 행사가 등이다. 2년전엔 권면총액 3500억원에 신주인수권 행사가 2만3050원이었지만, 이번엔 2500억원과 5480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2년전보다 발행규모는 1000억원 줄었지만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1/4이하로 크게 낮아졌다. 2년간 회사상황과 주가 등이 좋지 않은 쪽으로 변화됐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달라진 지배구조 = 하지만 2년전과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대한전선의 지배구조다.


2009년 5월 35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할 당시 대한전선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50%를 웃돌았다. 오너 일가의 지분만 51%였고, 임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하면 55%에 육박했다.


따라서 3500억원어치 BW 전체가 주식으로 전환되더라도 최대주주는 42%의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어, BW 발행에 따른 부담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많이 다르다. 대한전선이 이탈리아 전선업체 프리즈미안과 남광토건 등에 대한 투자실패로 재무적 어려움에 처하면서, 지난해 두번에 걸쳐 대규모 유상증자를 시행한 결과 최대주주 지분율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현재 설윤석 부회장 등 대한전선 오너가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0.3%(보통주 기준)에 불과하다. 오너가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보통주로 전환(1400만주)되더라도 지분율은 27.1%에 그친다. 2년전에 비해 지분율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지분율 하락 부담 = 따라서 이번에 발행되는 BW는 오너가 입장에서는 2년전 BW와 달리 큰 의미를 갖게 됐다.


이번에 발행되는 2500억원의 BW가 100%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추가 발행될 주식수는 4562만주로 현재 대한전선 발행주식수(보통주 기준)의 30%에 달한다.


설 부회장 등 오너가가 보유한 주식수(우선주 전환시 4454만주)보다도 100만주 이상 많은 양이다.


오너가의 추가 지분인수가 없고, 이번 BW의 신주인수권이 전량 행사될 경우 설 부회장 측의 지분율은 27%에서 21%로 낮아진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BW 발행으로 대주주 지분율 희석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통상 신주인수권 행사가 일시에 대량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치 않아 경영권 위협 가능성은 낮으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최대주주인 티이씨리딩스나 설 부회장 등이 이번 BW 공모에 참여하거나 향후 채권자로부터 신주인수권을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높다.


▲신주인수권 행사시 물량 부담 =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더라도 현 발행주식수의 30%에 달하는 물량이 당장 다음달부터 언제든 출회될 수 있어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올들어 8000원대 초반까지 상승했던 주가가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기를 거치며 5000원대로 급락해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낮아진 점은 큰 부담이다.


최종 결정된 가격은 아니지만 1차로 결정된 신주인수권 행사가 5480원은 대한전선 역사상 최저 수준의 주가다.


따라서 대한전선이 앞으로 재무리스크를 해소하고 회사 경영이 정상화 본궤도에 올라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경우 이번 BW는 행사될 가능성이 크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또는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칠 때 매물이 나올 수 있는 것.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BW가 주가에 부정적인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대한전선 입장에선 재무구조 개선과 부채 상환이 더 시급한 문제였을 것"이라며 이번 BW 발행을 '구조조정 과정의 고육책'이라고 평가했다.


대한전선 BW, 藥일까 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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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창 기자 hoch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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