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 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성장한 중국 시장이 변하고 있다. 외국기업의 투자를 이끌었던 저임금, 풍부한 노동력 등 매력이 사라지고 있는 데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산업군에서는 '버블' 징조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었던 외국 기업들이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할 때가 왔다.
◆中 남부지역 인력난..공장 이전으로 해결책 찾아=중국에서 대표적인 '제조업 허브'로 알려진 남부지역 광둥성 일대가 저임금, 풍부한 노동력이라는 매력요소를 다른 지역에 빼앗기면서 기업들의 탈(脫) 지역화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적인 전자제품 부품업체 대만 폭스콘 테크놀로지(Foxconn Technology)가 심각한 구인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광둥성 선전 지역에 있는 대표 공장을 기술 기지(engineering base)로 탈바꿈할 계획이라고 3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제조공장은 하이난성, 쓰촨성 같이 외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하고 인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루이스 우 폭스콘 사원복지담당 고문은 "선전 공장이 맡고 있는 폭스콘의 중국내 최대 사업장 역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궁극적으로 선전 지역의 제조시설 전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전 공장을 기술 기지로 변신시키고 개발 제품의 시험 생산만을 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폭스콘은 주로 휴대전화, TV, 컴퓨터 부품을 만들고 애플, 소니, 노키아, 델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다.
폭스콘이 중국에서 고용하고 있는 인력은 100만명이나 된다. 이 중 절반이 선전 공장에서 일을 한다. 이 때문에 선전 공장이 기술 기지로 탈바꿈 하고 제조 공장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제조업 허브' 광둥성이 외국 기업들에게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상징적 의미도 가진다.
폭스콘은 지난해 열악한 근무 환경과 저임금에 반기를 든 공장 근로자들의 연쇄 자살 사건 이후 선전을 벗어나 중국 내 개발이 덜 된 도시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회사는 문제가 됐던 낮은 임금을 어느 정도 끌어 올린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심각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판단하고 노동력이 풍부한 하이난성과 쓰촨성에 공장을 건설중이다.
우 고문은 "폭스콘 선전공장 근로자 수는 결국 30만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허브' 광둥성이 저임금·풍부한 인력 이라는 매력요소를 잃게 된 데에는 남부 지역의 높은 물가상승률과 중국 전역으로 불고 있는 임금 인상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남부 지역에 머물렀던 이주 노동자들은 고물가를 견뎌가면서 까지 이곳에서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임금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고향으로 'U턴'하고 있다.
◆中 좁아진 자동차 시장..'버블' 대응전략 필요할 듯=2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자리를 꿰차고 있는 중국에서 최근 이상기류가 발견되고 있다. 자동차 판매 증가 속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승용차 기준) 판매 증가율은 36%로 자동차 시장이 초고속 성장을 했지만 올해 1월 판매 증가율은 21%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자동차 판매 목표를 일찌감치 채운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12월 판매분을 1월 판매분으로 이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1월 판매 증가율은 이 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시장조사기관 J.D.파워 앤 어소시에이트는 올해 전체 중국의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11% 전후로 2010년에 비해 많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서민 대출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신차 구입 보조금 혜택 종료, 베이징시 자동차 등록 제한 등이 복합적으로 자동차 소비심리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시장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이 개선된 기술력으로 자동차 생산량을 늘려 가면서 제너럴모터스(GM), 닛산, 혼다 등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시장 확대에 적극 맞서고 있다.
BYD, 치루이(奇瑞), 지리(吉利) 등 중국 토종 업체들은 2015년까지 생산능력을 기존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을 세웠을 뿐 아니라 자동차 가격도 대폭 낮춰 판매할 방침이다. BYD는 주력 모델 자동차 가격을 2015년까지 최대 19%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버블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중국에 생산 공장 설립에 나서면서 향후 5년 안에 중국이 자동차 생산과잉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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