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핸섬하고 똑똑한 변호사가 매주 안방극장을 찾는다. 어려운 가정환경, 불우한 어린시절을 딛고 최고의 엘리트 법조인이 된 두 남자는 굴지의 기업 파트너 변호사를 맡으며 내밀한 후계자 다툼, 집안의 비밀에 관여한다. 3월 시작된 '신상 드라마'의 두 남자주인공 얘기다.
바로 SBS 월화드라마 '마이더스'의 장혁과 MBC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의 지성. 비슷한 색깔의 드라마에 남자 주인공 캐릭터와 배경도 유사하다. 때문에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들의 연기력 대결은 물론 비슷한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하고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지에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각각 3회, 2회씩 방송을 마친 현재 지성과 장혁, 두 변호사의 1라운드 성적표는 어떨까.
◇지성,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장착하다
지성은 변신했다. 바르고 곧은 모범생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지성은 '로열 패밀리'에서는 장난기 넘치고 때로는 양아치스러운 말투까지 구사하는 건들건들한 변호사 지훈을 연기한다. 비행 청소년이었던 지훈은 김인숙(염정아 분)의 '구원'으로 마음을 다잡고 사시,행시,외시를 모두 패스하며 화려한 스펙을 갖춘다. 하지만 자신을 구원해준 인숙이 JK그룹 내에서 위기에 처하자 그를 돕기 위해 직접 그룹 안으로 뛰어든다.
지성은 1,2회에서 인숙에겐 하염없이 연민과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가 하면 JK그룹 공순호 회장의 딸 현진(차예련 분)에겐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순간순간 돌변하며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여기에 부드러운 카리스마까지 장착하며 시청자를 흡입, '달라진' 지성의 진면목을 드라마 초반부터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성의 성공적인 변신에는 시청률에서 부진했던 사극 '김수로'에서의 아픔이 한 몫 했다. 지성은 최근 '로열패밀리' 제작발표회에서 "지난해 '김수로'를 마치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다. 심하게 매도 맞고 잘 했다고 칭찬도 받으면서 또한번의 교육을 받은 느낌이다. 반성하면서 좀더 성숙됐고 공부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장혁, 딱딱한 연기 '2% 아쉬워'
장혁도 변했다. '추노'에서 메마르고 공허한 눈빛, 차갑고 거친 말투, 명품 몸매와 화려한 액션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면 '마이더스'에서는 겉으론 무심한 척 하지만 돈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못하는 눈빛, 이민정과는 달달한 러브라인, 댄디한 수트차림으로 변신을 꾀했다.
'마이더스'에서 장혁이 맡은 김도현은 어린시절 집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시장통에서 생선장사를 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어머니와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산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아픔을 딛고 사법고시를 패스, 사법연수원을 상위 0.1% 성적으로 통과하면서 성공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엄청난 재력을 갖고 있는 유필상 가문의 파트너 변호사를 맡고 유인혜(김희애 분)에게 은밀한 제의를 받으면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지난해 '추노'의 화려한 성공 뒤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장혁은 차기작으로 '마이더스'를 선택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아직은 기대에 2% 부족한 모습이다. 움직임과 대사 처리에 있어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 듯한 딱딱한 느낌을 주는 데다 사극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던 발음 문제가 다시 불거지며 아쉬움을 사고 있다.
특히 '시크릿가든' 출연 불발의 아쉬움을 '마이더스'를 통해 풀고자 하는 장혁의 강한 의지가 오히려 그의 연기력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도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다.
과연 지성과 장혁이 같은 시간대를 피한 '변호사 맞대결'에서 향후 어떤 승부를 펼칠 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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