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 지도부가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놓고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가 신공항 유치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부산 가덕도와 경북 밀양 중 어느 한 쪽이 신공항 입지로 선정되면 나머지 지역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소속 의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선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 발표를 촉구하는 영남권 중진의원들의 요구가 거셌다.
대구 달서갑이 지역구인 박종근 의원은 정두언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신공항 입지 선정 연기론에 대해 "이 문제는 더 미루면 지역갈등만 심화되고 사태를 악화시킬 뿐"고 3월말 입지선정 결과 발표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영남권에서 발생하는 40%의 항공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선 남부공항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면서 "대통령 말씀대로 금년 상반기까지 결론을 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해봉 의원(대구 달서구을)도 "정부가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타당성을 발표하면 되는 되는데 미적미적하니까 주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한다"며 "정부의 불신 문제에 대해 당에서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 3월에 결단을 내려야지 정치적으로 부담이 엄청난데 정부가 자꾸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부산 해운대기장군갑)도 "이제는 객관적 판단과 전문가적 기준 판단이 넘어선게 아닌지, 국가적으로 걱정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일 수 있는 만큼 빠른 시간 내 결론을 내려 지역갈등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회의 초반 "당에서 자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공항 발언을 자제시키던 안상수 대표는 "빨리 결정하라고 하겠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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