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포스텍(POSTECH)공동연구팀이 '맞춤 의료'시대를 앞당길 유전자 정밀 분석기술을 개발했다. 환자별로 적합한 감기약을 찾거나 암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제 효과를 투여 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워지는 것이다.
포스텍은 2일 화학과 김원종 교수, 박사과정 손세진, 화학공학과 김진곤 교수.박사후 연구원 양승윤씨 연구팀이 초고밀도 나노채널을 이용, 단일염기다형유전자(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NP)를 고감도로 검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나노분야 권위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나노 채널은 나노로 만들어진 관이다. 이 속에 DNA 용액을 흘려넣어 SNP를 검출해낸다. SNP는 인간 유전체에서 1000개 염기마다 1개꼴로 나타나는 유전자로 개인의 유전적 차이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머리색이나 피부색이 달라지거나 질병에 대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도 SNP 때문이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채널은 머리카락 굵기의 1만분의 1수준인 15나노미터(nm)에 불과하다. 김 교수 연구팀은 기존 DNA칩보다 2배 이상 많은 핵산을 고정한 나노채널을 초고밀도로 배열시켜 검출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또한 DNA 용액 속에서 SNP를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탐침을 이중사슬로 새롭게 고안해 유전자 변이 유무는 물론 변이 위치까지 정확하게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유전적 차이인 SNP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 환자 개인에 맞는 약물 및 치료 방법을 찾아내는 맞춤의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전적 특이성 때분에 90% 이상의 약물이 30~50%의 사람들에게만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 성과는 부작용이나 의료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것이 혈액응고방지제 사고다. 혈액응고방지제는 부작용 위험이 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보고된 의료사고 중 7.2%가 혈액응고방지제 사고로 알려져 있다.
논문 교신저자인 김진곤 포스텍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유전자 변이는 물론 다양한 바이오 분자의 검출이나 정제에 응용돼 생명과학 전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석 후 나노튜브에 붙어있는 유전자를 재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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