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님의 책 1편]"1만 시간의 노력과 특별한 기회가 성공의 열쇠"
백성기 포스텍 총장이 말하는 책 '아웃라이어'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는 교육계에 독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철학ㆍ 사상ㆍ 역사의식 같은 인문학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 인재가 되기 어려운 시대가 열리면서 대학마다 독서교육이 화두로 떠오른 것입니다.
최근 대학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에서도 '독서'는 중요한 평가 항목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아시아경제신문사'는 전국 15개 주요 대학 총장님 앞으로 다음과 같은 편지를 드렸습니다. "대학이 원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입니까? 또 2011학년도 신입생들에게 입학하기 전 꼭 읽기를 바라는 책은 무엇입니까?"
그 첫 답신은 '더 타임즈'가 2010년 세계대학평가에서 28위에 선정한 포스텍(POSTECH) 백성기 총장으로부터 왔습니다. 대학 총장들이 권하는 책 한 권과 함께 올 가을 지식과 상상력의 보고에 흠뻑 빠져드시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 세계를 선도해나갈 이공계의 '아웃라이어(Outlier)'를 찾습니다.
누구나 성공을 꿈 꾼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 애플의 창립자 '스티
브 잡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창립자 '빌 조이'.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에서 이들이 이룬 성공의 열쇠를 이야기한다. 그가 얘기하는 성공의 조건은 적절한 시기와 기회 그리고 1만시간의 노력이다.
우선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1만시간의 노력이다. 글래드웰이 강조한 것은 천재적인 재능이 아니라 바로 '1만시간의 법칙'이다. 음악, 스포츠, 문학, 과학, 그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하루 3시간씩 10년 이상 연습하고 공부해 1만시간 이상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 그 분야의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성공에 대한 불편한 진실도 들려준다. 빌 게이츠의 성공 사례들을 살펴보자. 많은 이들은 개인적 자질과 특별한 능력에 초점을 맞춰 그의 성공을 설명한다. 하지만 글래드웰은 그가 누렸던 기회에 초점을 맞춘다.
빌 게이츠는 시애틀의 엘리트 사립학교에 들어갔고 그 학교의 어머니회에서 당시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보지도 못했던 시간 공유 컴퓨터 터미널을 덜컥 설치해주는 행운을 누렸다. 당시의 어느 누구도 누리기 힘든 기회였다. 이런 기회와 컴퓨터의 폭발적인 보급이라는 시대적 여건 없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태어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성공의 열쇠를 보면서 놀란 것은 우리 포스텍이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포스텍이 이런 성공의 조건들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고 확신한다. 글래드웰이 말하는 성공을 가능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바로 '교육'이다. 그리고 대학은 글래드웰이 제시한 거짓말 같은 이 '1만시간 성공의 법칙'을 현실화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포스텍의 교육방향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포스텍은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학업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포스텍이 '더 타임즈'의 2010년 세계대학평가에서 28위에 오른 비결이기도 하다.
이것은 특별한 기회와 직결되기도 한다. 글래드웰은 성공을 위한 '누적적 축적'을 이야기한다. 뛰어난 인재에게 좋은 기회와 경험들이 반복되면서 탁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텍이 초빙해 온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진은 학생들에게 끊임없는 가르침과 자극을 줄 수 있다. 포스텍에 오는 것만으로 학생들은 성공을 위한 보기 드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포스텍은 이처럼 세계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이공계 분야의 '아웃라이어'가 될 재목을 원하기 때문에 단순히 사교육을 통해 문제풀이만 잘하는 우등생보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춘 학생들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이들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미래와 이공계 학문에 큰 열정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로, 우수한 교육과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그리고 구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를 뛰어 넘는 미래의 '아웃라이어'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포스텍이 최근 새롭게 내놓은 박사과정 중심의 교육과정 역시 잠재력이 우수한 학생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한 분야에 몰입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일관된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수동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1만 시간을 스스로 투자하여 글로벌 리더로 성공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포스텍의 문턱은 결코 높지 않다.
< 포스텍 총장 백성기 >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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