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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로 거른 '부적격 교원' 연수현장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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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로 거른 '부적격 교원' 연수현장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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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의미있는 법안 하나가 통과됐다. 올 3월부터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교원평가를 실시토록 규정한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이 그것이다.

교원평가(교원능력개발평가)가 대통령령으로 제정되면서 교원ㆍ학생ㆍ학부모가 참여해 매년 교원평가를 실시하고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은 교원들은 별도의 연수를 받게 됐다. 서울에서 최종 연수대상자로 결정된 20명이 출석 연수를 받고 있는 서울교육연수원(원장 오대석)을 24일 찾았다.


"참담하고 굴욕적이지만 부끄러워서라도 참고 연수를 듣고 있습니다." 연수를 받고 있는 한 고교 교사의 말이다. 그는 이날 오후 '교실로 찾아가는 교육연극' 과목을 들었다. '2011 중등 교원 능력개발 동계 직무연수 심화과정'의 한 과목이다.

교육 연극 과목은 14명씩 2반으로 나뉘어져 교육극단 '원향'의 강사들이 100분 동안 진행했다. 문제 학생들과 관련된 상황을 제시하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보는 수업이다.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라 연수대상자들의 열의는 높았다.


111호 강의실에서는 박향숙 대표가 한 교사를 불러냈다. "한 분만 무대로 올라오세요." 의자에 앉자 잠시 머뭇거리던 교사가 마음에 있는 말을 쏟아냈다.


"한 마디만 할게. 다른 애들은 놔두고 너만 괴롭힌다고 하는데 나도 시달렸어. 너 얼굴 보기도 싫었어." 그러자 강사가 교사 바로 옆에 바짝 다가서 '악마' 역할로 변신했다. "욕 하고 때리고 싶지?" 교사는 부인했다. 연극 수업 중에 눈물을 흘리는 교사도 간혹 눈에 띄었다.


연수 대상자들은 이번 겨울방학에 총 120시간의 연수를 받는다. 90시간은 연수원 출석 연수이고 30시간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 받았다. 지난 9일 시작된 연수는 이제 막바지다. 28일 6시간을 끝으로 종료된다. 총 출석일수는 17일.


30시간으로 설계된 이번 마지막 연수 과정에서는 '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MBTI 활용'(4시간) '전략적 Teaching'(4시간) '까다로운 학생을 위한 독창적인 수업원리'(3시간) 등의 과목이 편성됐다. 이전의 60시간은 '수업준비 과정' '수업시행 과정' '수업지도 과정' '평가 및 활용 과정'이 각기 15시간씩 편성됐다.


연수원 관계자는 "연수과정은 교직실무와 수업전략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처음에는 거부감이 컸지만 중반을 지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수교사들이 대체로 연령대가 높은 편(40대 후반~50대 후반)이며 대부분 학생만족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경우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중ㆍ고교 교사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여름방학에도 120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하고 학기 중에도 자체적인 계획에 따른 근무중 연수(4개월)를 시행해야 한다.


능력 향상을 위한 연수지만 대상 교사들에게 '낙인 효과'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연수뒤 한 교사는 "2월 내내 연수에 참가하고 있으니 주변에서도 다들 안다"며 "좋은 내용을 배운다는 마음을 가지려고 하지만 평가 과정에 대해서는 대부분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저조한 평가 결과에 기분이 나쁜 정도였지만 막상 통보를 받고는 불면증에 시달렸다"며 평가 자체는 찬성하지만 평가과정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교문 지도하고 담배 피는 아이들 잡고 담 넘어 가는 아이 잡는 교사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교원평가 항목중 학생평가가 주관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지난해 최초로 시행된 교원평가를 토대로 교과부는 지난 연말 전국적으로 1000여명의 장ㆍ단기 연수대상자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900명이 넘는 단기연수 대상자의 경우 모든 시ㆍ도 교육청에서 크게 무리 없이 연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161명으로 파악된 장기연수 대상자 가운데서는 62명만이 연수 대상자로 지명됐다. 진보교육감이 이끄는 전북ㆍ전남ㆍ광주 등 3개 교육청은 총 20명의 장기연수 대상자(전북 9명, 전남 7명, 광주 4명) 가운데 1명도 연수를 결정하지 않았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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