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히든챔피언'.
2010년 국내 골프용품업계에서 최대 파란을 일으킨 기업이 국산골프볼생산업체 ㈜볼빅이다. 국내 골프볼시장의 90% 이상을 외국 메이저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척박한 땅에서 불과 2년 만에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물론 1988년 회사를 설립해 20년 넘게 쌓아온 기술축적이 동력이 됐고, 여기에 "목표가 정해지면 무조건 올인하는" 문경안 회장(53)의 공격마케팅이 주효했다.
▲ 4피스 볼빅 비스타의 '기술력'= 국내 골퍼들조차 무관심했던 국산골프볼 볼빅의 성장은 당연히 오랫동안 공들여온 기술력이 힘의 원천이 됐다. 대표적인 모델이 4피스 볼빅 비스타, 2중 코어와 2중 커버 등 4피스 구조의 프리미엄 골프볼이다. 특수 소재를 채택해 탄성을 높인 코어에 얇은 박막 커버를 2중으로 씌워 비거리와 스핀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실제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개최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ㆍ코오롱챔피언십에서는 공식 연습볼로 지정돼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았다. 제작사측은 "소재와 딤플, 구조 등에 국제 특허 36건이 집적될 정도의 첨단기술을 집대성한 제품"이라며 "로봇테스트를 통한 외산골프볼과의 비거리와 스핀력 비교 실험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나타냈다"고 자랑했다.
지난해의 '컬러볼 열풍'은 아예 골프볼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1더즌을 화이트와 옐로우, 오렌지, 핑크로 구성한 4색 컬러볼이 1년 내내 코스의 '감성마케팅'을 주도했다. 겨울철 골프볼로만 인식됐던 컬러볼에 신기술이 접목되면서 이제는 사시사철 인기를 끄는 모델로 정착한 셈이다. 이후 던롭과 투어스테이지 등 외산골프볼까지 속속 컬러볼을 내놓을 정도였다.
▲ 승부수는 '프리미엄 이미지'= 다채로운 공격마케팅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는 출발점이 됐다.
2009년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에서 볼빅골프볼로 우승시 1억원의 특별상금을 준다는 '깜짝이벤트'를 기점으로 지난해 남여프로골프투어 2부 투어와 시니어투어, 8월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볼빅여자오픈까지 창설해 프로 무대에서의 인지도를 높였다.
다각적인 '선수마케팅'도 전개됐다. 배경은(26)과 최혜정(27), 박진영(25) 등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3명의 '한국낭자군'과 장동규(23), 신용진(47), 김기환(20), 정태희(35) 등에 이어 올해는 정재훈(34), 배성철(31), 이민창(24), 하정훈(24) 등 4명의 선수를 더 영입했다. 장동규와 김기환은 더욱이 올해 일본에 진출해 국산골프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호기를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는 세계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틀을 다지고 있다. 연초부터 사옥 이전과 공장 증설 등 내실을 기하고 있는 까닭이다. 신사옥에는 전시장을 조성해 고객의 편의를 높였고, 사무실과 창고를 한데 모아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도 직배송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췄다. 음성공장 역시 30억원을 투입해 월생산량을 10만 더즌으로 늘려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 등 모든 채비를 마쳤다.
성남=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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