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기업들이 현금 창고에 쌓아 놓은 돈을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트림탑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주 24개 미국 기업이 자사주 매입 발표를 했으며 그 규모가 273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 265억달러 보다 규모가 커졌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가 발생했던 2008년 9월 이후 규모가 최대 수준이다.
경제 회복과 함께 금융시장이 살아나면서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지난해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174% 증가한 3570억달러다. 올해는 소비재업종 및 첨단기술 관련 기업들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으로 매입 규모 증가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반도체업체 인텔(Intel)이 지난달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고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와 화이자(Pfizer)는 지난주 5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이 속도를 내는 데에는 금융위기 기간 동안 기업들이 축적한 현금 '실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미 기업들이 쌓아둔 활용 가능 현금 규모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S&P500 구성 기업들의 지난해 3분기 보유 현금 규모는 1조810억달러다.
기업들의 자사주매입은 유통 주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기업이 내놓는 일종의 주주들을 위한 보상으로 인식되곤 한다. 다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기업들이 쌓아둔 현금을 이용해 자사주 매입에만 활용하고 기업의 영역 확장 및 인수·합병(M&A)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데 대해 우려한다. 적절한 M&A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EPS 상승만 야기하는 효과를 내는데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기업들이 현금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자사주매입, M&A 외에도 배당이 있는데 지난달 미국의 17개 기업이 배당액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S&P500 기업들의 달러 현금 배당액은 3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62%나 늘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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