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국내 대형 제철소에 납품되는 사문석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문석은 철광석을 끓여 쇳물을 만들 때 넣는 원료로 이번에 검출된 석면은 대부분 백석면으로 농도는 0.25%이하의 미량부터 최고 8%까지다.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는 8일 연건동 시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양대 제철소인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사용하는 사문석에 석면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민센터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교실과 함께 2009년부터 올해 1월까지 폐석면 광산의 토지이용과 석면공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3년간 9차례 현지조사에 무작위로 채취된 모두 43개의 시료 중 86%인 37개 시료에서 석면에 검출됐다”고 8일 밝혔다.
특히 포스코로 운송되는 기차역과 화물열차, 현대제철로 향하는 트럭에서 채취된 시료에서는 100% 석면이 검출됐다.
광산주변의 도로와 논밭, 산 등에서 채취한 토양 시료 17개 중 71%인 12개 석면이 검출돼 주변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된 것이 확인됐다.
이들 광산의 사문석이 포스코 광양·포항 제철소,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제철 공정용으로 납품되면서, 제철 공장 노동자들의 석면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센터는 “30년이상 포스코가 사용해온 석면 함유 사문석 총량은 약 450만톤, 현대 제철 당진공장도 연간 12만톤의 석면 함유 사문석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들 제철사들이 국내 사문석 생산 1,2,3위 업체인 경북안동의 안동광산과 안동 풍산자원 그리고 충남 청양 비봉광산에서 사문석을 공급받아왔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이들은 “안동광산과 풍천광산은 지식경제부 산하에서 현재 가행중인 석면 광산으로 등록됐다”면서 “정부의 정책에 큰 문제가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센터는 “포스코 등 제철업체들이 이들 광산으로부터 30년 이상 사문석을 공급받아 사용해왔다”며 “석면 함유된 사문석을 사용한 제철·건설 현장은 수백~수천여곳, 관련 노동자는 수십~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석면 함유 사문석 원료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관련 공정의 모든 작업자와 트럭 운전자에 대해 작업환경과 건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용한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은 폐암·악성중피종 등의 폐질환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정부는 2009년부터 모든 종류의 석면 및 석면 함량 0.1% 이상의 제품의 제조·수입·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한편 이들은 포스코 포항제철, 광양제철, 현대제철 당진공장 , 안동광산 신립광업, 풍천광산 풍천자원 등을 산업안전보건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으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아울러 석면 사용금지 제도의 직무 유기 책임을 들어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고발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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