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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무상급식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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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3월 새 학기를 앞두고 서울시내 초등학교는 요 며칠 고민에 빠져 있었다. 예년대로라면 겨울방학이 끝나는 2월초에는 3월~5월까지의 급식예산 편성을 위해 가정통신문을 띄워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상급식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행될지 몰라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은 31일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친환경무상급식의 대상을 초등학교 3학년까지로 확정하고 끼니 당 급식비용도 2650원으로 확정해 일선 학교에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서울시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둔 가정에서는 매달 5만원에 가까운 급식비 부담을 덜게 됐다. 학생 1인당 분기별로 15만원이 넘는 돈이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 229개 시ㆍ군ㆍ구의 80%가량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시행할 예정이다. 전면실시 지역은 광주ㆍ충북ㆍ충남ㆍ전북 등 4개 시ㆍ도이며, 서울ㆍ부산ㆍ인천ㆍ경기ㆍ전남ㆍ경북ㆍ경남ㆍ제주 등 8개 시ㆍ도는 부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이런 가운데 대전(5개구), 울산(4개구ㆍ1개군)은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는다.


서울시교육청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해 치러진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핵심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당선 직후부터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위해 서울시 및 각 자치구와 협의해 왔다.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위해 필요한 예산 중 절반을 서울시교육청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50%중 30%는 서울시에서, 20%는 각 자치구에서 부담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시교육청이 올해 초등학생 급식예산으로 편성한 금액은 1162억 원이다. 52만3924명의 서울 초등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방학ㆍ주말ㆍ공휴일을 제외한 180일의 학사 일정 동안 매일 점심 한 끼(단가 2457원 기준)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2324억 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다. 나머지 절반은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산정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협상은 난항을 겪었고, 무상급식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교육청과 서울시의 불협화음은 지난해 말 서울시의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시의회와 서울시의 갈등으로 번져 나갔다. 서울시의회에서 무상급식 예산으로 책정해 통과시킨 695억 원에 대해 서울시에서 집행할 수 없다고 버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의회가 통과시킨 무상급식 예산이 불법이라며 취소소송을 냈고,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은 오 시장이 시의회에 무단 불출석했다며 형법상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법정공방뿐만 아니라 지난 10일 오 시장이 무상급식 여부에 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해 논란은 계속됐다. 이에 대해 곽 교육감은 "이미 예산이 확보돼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학교 현장의 혼선만 초래할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런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ㆍ도 교육감들이 학교신설비 유용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교과부는 지난달 24일 "일부 교육청이 학교신설비를 축소 편성해 무상급식 재원 등 다른 용도로 유용했다"면서 "내년 2월 교부금 지급 시 서울 1037억 원, 경기 1421억, 인천 733억 원 등을 감액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신설을 목적으로 교부받기로 한 예산을 무상급식 등을 위해 전용하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6개 시ㆍ도 교육감들은 "학교신설 사업의 특수성 때문에 묵인해 온 관행을 갑자기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교과부가 학교신설 교부금의 연차별 예산편성과 학교용지 매입비의 분할 예산 편성을 인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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