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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글로리아, 착한 드라마와 시청률 사이의 고민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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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글로리아, 착한 드라마와 시청률 사이의 고민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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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MBC 주말드라마 '글로리아'가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글로리아'는 소위 말하는 '착한 드라마'와 시청률 사이의 현실적 고민을 잘 보여준 드라마였다.

'글로리아'는 방영 초 시청자들로부터 유쾌함이 넘치는 '착한 드라마'란 평가를 받았다. 물론 초반에도 지석(이종원 분)을 비롯한 '글로리아'의 악역들은 살인교사와 폭행, 음모와 배신을 일삼았다.


그럼에도 '글로리아'는 묘하게 착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희망과 권선징악을 말하는 주제의식이 소재의 어두움을 넘어선 덕분이었다. 진진(배두나 분)의 꿈을 향한 열정과 진진-강석(서지석 분), 동아(이천희 분)-윤서(소이현 분)의 순수한 사랑은 드라마 전체에 하얀 물감을 칠해준 듯했다. 조연들 특유의 유쾌한 유머도 한 몫 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한 자리 대에 머물렀다. '글로리아'의 선한 색채는 훈훈함을 줄 순 있어도 흥미를 주기엔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일각에선 조기종영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았다.


'글로리아'가 반전에 성공한 것은 지석에 대한 진진의 독한 복수극이 시작된 뒤부터다. 부모의 죽음 뒤에 지석의 음모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진진은 무섭게 돌변했다. 그 전까지의 티 없는 열정과 선함은 뒤로 한 채, 오직 복수를 위해 모든 걸 걸었다. 예전같은 훈훈함은 사라졌고 잔인한 음모와 칼부림이 주는 어두움은 예전과 달리 ‘강렬’했다. 부진한 시청률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극적 긴장감은 극에 달했고, 시청률은 두 자리대로 상승했다. 동 시간대 드라마와의 경쟁에서도 역전을 일궈냈다. '글로리아' 입장에선 고무적인 일이었지만, 조금은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다행히 '글로리아'는 끝까지 막장 복수극으로 치닫지 않고 착한 드라마의 느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근본에 깔려있는 권선징악의 메시지 덕분이었다. 악한 이들은 결국 몰락했고, 착한 이들은 인정받았다.


흥미 위주의 자극적 대립 대신 인간미와 고독함을 향한 진지한 고민도 이어졌다. 권력과 명예, 사랑에 대한 집착은 모두 각 인물의 성장 배경 속 아픔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드라마 속 '절대악'이었던 지석의 악행도 결국엔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애정 결핍에서 비롯됐다는 극적 설명이 대표적인 예다.


진진에게 "버러지 같은 놈"이라고 멸시하던 지석은 진주에게 "버러지는 나였다. 미안하다"고 사죄했다. 지석이 죄책감에 자살을 선택하자 그토록 복수를 원하던 진진과 옥경(반효정 분)도 마음 한구석 묘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글로리아'가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를 붙잡고 있다는 걸 보여준 결정적 장면이었다.


'글로리아'는 결국 '선(善)이 승리한다'는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그렇지만 허전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함박눈 내린 운동장처럼 하얀 느낌은 그대로였지만, 그 밑에는 진흙이 깔려있었다. 흰색 물감이 덧칠된 스케치북 같은 마냥 순수하던 이미지는 아니었다.


'글로리아'와 지난해 SBS '닥터챔프'같은 착한 드라마는 막장극이 범람하는 요즘 보기 드문 작품이었다.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가진 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극중 어진의 "저는요...나중에 커서 무슨 일을 하던 착한 사람이 될 거에요"란 말도 귓가를 맴돌았다. 하지만 미담보다 악행에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던 법. '착한 드라마'가 여전히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실은 넘어서지 못했다. '글로리아'가 남겨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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