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수혈로 철분이 축적되는 혈액질환 환자들은 먹는 약만으로도 철분을 제거할 수 있어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종욱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교수(혈액내과)는 지난 2007년 3월부터 1년간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경구용 철분제거 제제(노바티스社)를 투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혈액질환 환자들은 심각한 빈혈 때문에 적혈구 수혈을 받게 되는데 이를 반복할 경우 체내 장기에 철분이 축적돼 간경화증, 심부전, 당뇨 등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간 철분이 과잉 축적되는 경우 정맥주사나 피하주사로 치료제를 맞아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곤 했다.
이 교수는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의 수혈 빈도에 따라 개인에 적합한 초기용량(10~30mg/kg/day)으로 치료한 후 3개월마다 체내 철분과잉 축적 지표인 혈청 페리틴 수치 변화 및 부작용 등을 통해 용량을 조절했다. 1년의 치료기간 동안 환자들의 혈청 페리틴 수치변화에 따른 약제용량의 변화도 분석했다.
그 결과 치료 전 3254ng/mL이었던 환자들의 혈청 페리틴 수치가 치료 후 1년 만에 정상범위인 1854ng/mL로 감소했다. 수혈 횟수가 많은 환자의 혈청 페리틴이 감소하지 않은 경우 3개월마다 점차적으로 용량을 늘린(20~30mg/kg/day)결과, 1년째 혈청 페리틴이 줄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경구용 철분제거 제제 치료의 유용성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표준진료지침의 기준을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환자 개인의 수혈빈도, 체내 축적된 철분의 양에 따라 약제의 용량을 조절함으로써 체내 철분 제거가 효율적으로 이뤄졌다"며 "현재까지 명확한 진료지침이 확립되지 않았던 만큼 이번 연구가 철제거요법의 표준진료지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혈액학 분야의 최고 저널인 블러드(Blood) 11월 호에 게재됐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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