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무덤덤.. 동방신기 이후 내성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인기 걸그룹 '카라' 멤버들과 소속사 간의 갈등이 연예계를 뜨겁게 달군 가운데 투자자들의 이목이 코스닥 연예 대장주 에스엠(SM)에게로 집중됐다. 카라사태가 동방신기 사태와 '닮음꼴'이라는 점에서 에스엠의 소속가수 리스크가 다시 한 번 부각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에스엠의 주가는 무덤덤한 반응. 이는 에스엠이 소속가수 리스크에 있어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지난 주 카라 멤버들과 소속사 디에스피(DSP) 간의 갈등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증권가에선 에스엠이 카라사태의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일부 동방신기 멤버들이 에스엠을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일이 에스엠에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에스엠과 디에스피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걸그룹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일본 내 카라열풍은 에스엠 소속 걸그룹 '소녀시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져 에스엠 주가 역시 크게 오르는 등 두 업체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받아왔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 노출된 일본 시장 수익을 둘러싼 소속사와 소속가수들 간의 갈등이 향후 에스엠에서도 똑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아울러 이번 일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에스엠의 역시 타격을 피해나가지 못할 전망이다.
그러나 당초 우려와 달리 증시에서 에스엠의 주가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라 사태가 처음 언론에 보도됐던 지난 19일 에스엠의 주가는 오히려 1.57% 오르는 등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1일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낙폭은 2%대로 제한됐고 24일에도 가격 변화는 없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카라의 해체가 곧 일본내 소녀시대의 독주를 의미한다며 이번 일이 에스엠에 호재라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이번 카라사태를 통해서 에스엠의 강해진 내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카라 이슈가 처음 터졌을 때 에스엠까지 함께 묶여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강했는데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에스엠이 동방신기 사태 이후 노예계약 관련 논쟁을 거치면서 소속 가수 리스크와 관련해 내성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최근 에스엠은 소속 연예인 슈퍼주니어 등과의 재계약에 성공했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새롭게 체결한 현 전속계약의 내용을 인정받으면서 노예계약 리스크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또 그 동안 베일에 쌓여있어 투자자들을 불안케 했던 계약 관행들이 외부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도 에스엠에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사태는 국내 음악시장의 체력 회복과 해외 시장 개척 과정에서 생겨난 '성장통'이라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 10년 간 국내 대중음악산업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분야였는데 갑자기 '일본'이라는 거대 시장을 만나 수익이 생겨나면서 수익 배분과 관련된 갈등이 본격화됐다"며 "아직까지 해외 사업 수익 배분과 관련된 절차가 뚜렷히 정립되지 않아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지적했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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