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신묘년 토끼해의 첫 한일전에서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 25분(한국 시각) 카타르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영원한 라이벌' 일본전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더불어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길목에서 벌이는 맞대결이라 더욱 그렇다. 여기에 박지성 개인을 놓고 보더라도 그는 이날 경기를 통해 얻을 것이 많다.
▲ 센추리 클럽 가입
현재 A매치 99경기에 출장 중인 그는 한일전에 나설 경우 한국 선수로서는 8번째로 FIFA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장)에 가입하게 된다.
박지성은 2000년 4월 라오스전에서 처음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00년 6월 마케도니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고 11년간 국가대표로서 활약했다. A매치 통산 기록은 99경기 13골.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도 출전해 3개 대회 연속 골을 기록했다. 2008년부터는 대표팀의 주장 역할을 맡아오고 있다. 그리고 이제 한일전이란 상징성이 큰 경기에서 A매치 100번째 출장의 위업을 달성하게 됐다.
▲ 아시안컵 첫 골 도전
박지성은 일본전에서 '아시안컵 무득점 징크스'에도 도전한다. 그는 월드컵 본선에선 3골을 터뜨렸지만 정작 아시안컵은 3개 대회 12경기에 출전해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박지성은 남아공월드컵을 앞둔 지난해 5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박지성은 득점 후 관중석을 응시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세레모니로 사이타마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6만 관중의 함성을 잠재우기도 했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도 골을 넣는다면 박지성은 월드컵-아시안컵-UEFA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골을 넣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 국가대표로서의 마지막 숙원, 아시안컵 우승
2000년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축구의 아이콘답게 박지성은 대표팀과 클럽팀에서 눈부신 업적을 남겼다. 대표팀에선 2002년한일월드컵 4강과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의 주역이었다. 클럽 레벨에서도 일왕배, 네덜란드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 칼링컵, UEFA챔피언스리그, FIFA 클럽월드컵 등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복' 하나만큼은 타고난 박지성이지만 유독 아시안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0년과 2004년 대회에 참가했지만 각각 4강과 8강에 그쳤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 여부를 고려 중인 박지성에게 아시안컵 우승이 더욱 간절한 이유다.
일본전에서 승리할 경우 박지성은 또 다른 준결승전인 호주-우즈베키스탄의 승자와 30일 자정 대망의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서게 된다.
박지성 본인 역시 "개인적으로 센추리클럽 가입은 신경쓰지 않고 있다.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며 그 과정에서 일본과의 경기가 중요할 뿐"이라며 결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그에게 조광래 대표팀 감독 역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24일 기자회견에서 "A매치 100경기를 치르게 된 박지성에서 축하하고 싶다"며 "축하의 선물로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승리를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지성은 플레이 자체만으로 높이 평가하기보단 팀을 이끄는 주장으로서의 리더십이 뛰어난 선수"라며 "박지성이 지금까지 큰일을 했지만 이번 아시안컵 마지막까지 큰일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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