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 속에서도 고도의 비법을 발휘하며 세계 시장 진출에 성공한 중소 수출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품질과 가격경쟁력만으로는 뚫을 수 없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코트라는수출에 성공한 41개 성공사례의 공통점을 분석했다.
◆최강자 상대=우리나라 제품의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현지의 최강자들이 협력 파트너로 등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독엘리베이터는 최고급 제품을 취급하는 바이어를 공략해서 파키스탄 시장을 뚫었다. 처음에는 3개의 중·고급 브랜드를 취급하는 바이어를 연이어 접촉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런데 될까 싶었던 고가의 독일제 엘리베이터를 취급하는 최고급 바이어를 접촉하면서 의외의 성과를 냈다. 바이어가 한국 공장을 방문한 후 10만달러 규모의 시범 주문을 했고 조만간 본격적인 주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첩보수준 정보 확보=해외기업의 사업계획 입수, 바이어의 출장 스케줄 파악 등 첩보수준의 정보를 확보해서 수출에 성공하는 기업들도 많다. 천연허브 방향제 제조업체인 허브패밀리는 방향제의 본 고장인 유럽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이 때 영국의 고급 방향제 부티크인 S사가 차량용 방향제 사업 분야에 뛰어들기로 했다는 정보가 코트라를 통해 입수됐다. 허브패밀리는 재빠르게 고급 차량용 방향제를 제시했고, 향, 용기, 발향속도 등 까다로운 조건들을 통과하고, 결국 S사를 영국 내 독점 에이전트로 활용하게 됐다. 수출 첫 해인 올해 10만 달러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역발상으로 기회 포착=남들이 외면하는 시장에서 상식을 뛰어넘는 역발상으로 수출에 성공한 경우도 있었다. 시멘트 화학제를 생산하는 청도정밀화학이 우크라이나를 찾은 것은 2009년 말. 금융위기로 극도의 침체에 빠진 우크라이나 건설시장에서 현지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였고, 처음 보는 청도정밀화학에 관심을 보인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 금융위기가 회복되어 건설시장이 되살아나면 오히려 기회가 없다고 판단한 청도정밀화학은 우크라이나의 건설 원료분야 유력 바이어를 끈질기게 접촉, 지난해 10월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수출에 성공했다. 시장침체로 경쟁자들이 손을 놓고 있던 시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 것이다.
허병희 코트라 지사화물류지원팀장은 "단순히 제품의 품질과 가격이 좋다고 수출이 되던 시대는 지났다"며 "우리 수출기업들의 수출마케팅이 눈에 띄게 진화하는 바람직한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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