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코트라는 국내자동차 최초로 기아자동차가 국제적십자사(ICRC)에 스포티지 30대를 공급하는 조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약 100 달러 규모의 스포티지 30대를 적십자사에 시험 납품 후, 앞으로 본격적인 납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기아차의 부품조달과 교육훈련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4400대의 차량을 운용하고 있는 적십자사는 앞으로 5년간 매년 약 600대씩 발생하는 차량 교체시에 우선적으로 기아차를 고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총 조달규모는 2000만달러를 상회하게 된다.
국제적십자사는 이번 계약에서 스포티지의 독특한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분쟁지역에서 적십자사 차량이 군용차량으로 오인돼 공격받는 사례가 많았는데, 스포티지는 이러한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품질과 성능 면에서도 한국차가 유럽차와 일본차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유럽산과 일본산 자동차 독점시장이었던 적십자사에 처음으로 한국 자동차를 조달하게 됐다.
한편, 기아차의 이번 적십자사 납품 성공에는 코트라와의 유기적인 협조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스위스 취리히 KBC는 국내기업의 국제기구 조달시장 진출을 위해 꾸준히 적십자사를 접촉해왔다. 지난해 8월 적십자사의 차량교체 인콰이어리를 입수한 후, 한국차의 시장성 평가 자료를 적십자사에 제공하는 등 한국차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시험 도입을 설득해 왔다. 특히 코트라는 기아차에 적십자사 조달 전담부서(key account) 설치가 납품 성공에 결정적이라는 점을 알렸으며, 기아차는 수출기획부내에 정부조달 전담요원을 배치하여 적십자사에 부품공급과 A/S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김윤태 KOTRA 취리히 KBC 센터장은 "이번 한국차 납품 성공을 계기로 적십자사에서 한국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국산 발전기 구매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다양한 조달 품목에 우리 중소기업들의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기훈 코트라 전략사업본부장은 작년 7월 현대차가 최초로 유엔조달국과 1500만 달러 상용버스 납품계약에 이어 국산차가 국제기구 조달을 뚫은 두 번째 성공사례라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코트라 같은 정부기관이 국제기구와 현지에서 맺은 네트워크가 우리기업의 조달시장 개척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하고 업계가 적극적으로 KOTRA를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코트라는 우리기업의 해외공공조달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국내 정부조달 전담조직 외에도, 뉴욕, 워싱턴, 런던에 3개의 해외조달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중국(베이징), 덴마크(코펜하겐), 필리핀(마닐라)에도 해외조달센터를 신설할 예정이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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