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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속앓이'.."원자재값 뛰는데 정부는 가격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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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업계, 천연고무價 급등..가격 올려도 원가 압박
철강업계, 정부 '압박'+수요처 반발에 가격 인상 실패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명박 정부가 꺼내든 물가 안정 카드가 기업 옥죄기로 나타나면서 산업 선도 업체들이 일제히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원가 압박이 지속되고 있지만 사실상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능한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으로 물가 집중 관리 대상에 포함된 타이어와 지난 1ㆍ4분기 제품 가격을 동결했던 철강 업계는 속을 태우면서 정부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빅3'는 지난 연말부터 올 초에 걸쳐 서둘러 3~8%가량 내수 가격을 올렸지만 원자재 값 급등에 따른 마진 확보는 여전히 버겁다는 공통된 입장이다. 더욱이 정부가 마련 중인 타이어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물시장(SICOM)의 지난 12일 종가 기준 천연고무 가격은 t당 5295달러를 기록했다. 타이어 전체 원재료 중 40~50% 비중을 차지하는 천연고무의 연평균 가격은 지난 2009년 t당 1796달러에 이어 지난해 3383달러로 오른 뒤 올 들어 5166달러까지 추가로 급등한 상태다.


합성고무 가격도 고공비행 중이다. 합성고무를 만드는 원재료 부타디엔은 지난 2009년 연평균 t당 1018달러에서 올 들어 2000달러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타이어 원재료의 가격 상승세가 단기간 내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천연고무 현물 가격과 투입 가격의 시차를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타이어 업계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물가 정책의 추가적인 동향을 예의주시한 뒤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난 연말 원자재 가격의 부담으로 평균 3~5% 가격을 인상했는데 서민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저가의 보급형 타이어(스마트)는 지난 2009년 2월 이후 인상한 적이 없다"면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내부에서 흡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전방 산업 호조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지만 원재료 가격의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어 매출은 늘어나되 채산성은 악화되는 기형적 구조가 나타나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토로했다.

재계 '속앓이'.."원자재값 뛰는데 정부는 가격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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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올해에도 정부의 자제 요청 및 수요 업계의 반발로 가격 인상 시도에 사실상 실패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말 포스코는 올해 1분기 철강 제품 내수 가격을 지난해 4분기 수준에서 동결했다. 포스코는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철광석 구매 가격을 전분기 대비 8% 인상한 t당 170달러선으로, 원료탄인 강점탄은 8% 늘어난 t당 225달러, PCI탄은 20% 오른 180달러에 계약했다. 인상된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떠 앉는 상황이 6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3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강협회 신년회에 참석해 "최근 설을 앞두고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는 원자재가격과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철강 업계가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실상 '압박'인 셈이다.


철강 업계는 비록 법적으로 제한된 것은 아니지만 판매 가격을 인상할 경우 사전에 정부에 이러한 사실과 함께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데, 정부가 업계를 위한 대승적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제품 가격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5~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철강석ㆍ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t당 10달러 올랐다고 제품가격을 10달러 올릴 수 없는게 현실"이라며 "해외 업체와 달리 국내 철강사들인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가장 늦게 올리고,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가장 빨리 내려 사업 환경이 좋은 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가격 인상의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값을 올렸던 자동차와 항공 관련 기업은 불똥이 튈까 숨죽인 채 사태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국제 항공유 평균 가격 상승을 반영해 국토해양부가 제정한 기준에 맞춰 1일부로 유류할증료를 올렸고 이날 현재 추가적인 인상 요인도 발생한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유류할증료 책정 기준을 전면 수정할 것을 요청하고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임원은 "자동차 한대를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부품만 3만여개에 달해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복합적 요소가 작용한다"며 "물가 안정 대책이 전체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인하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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