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수출액 497억달러로 반도체 이어 2위
올해 511억달러 달성 전망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유조선 한 척만 더 내보냈으면 좋으련만ㆍㆍㆍ"
올 1월 1일 2010년 수출입 통계를 살펴보던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탄식의 한숨을 쉬었다.
이날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토대로 지식경제부가 추정한 지난해 선박 수출액은 MTI(지식경제부 수출입품목분류체계) 3단위 기준 총 497억4900만달러 로 단일품목 사상 첫 500억달러돌파를 반도체(506억7900만달러)에 내주며 3년 만에 1위품목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달 말경 관세청의 확정 통계가 나오면 수치의 수정은 생길 수 있으나 3억달러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순위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선박 한 척은 가격이 수억달러에 달하는 거액이다 보니 한 두척만 더 수출면장을 받았다면 500억달러 돌파도 가능했을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해운시황 불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서 계약취소ㆍ인도지연 등의 사태만 벌어지지 않았을 경우 반도체를 누르고 3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수도 있었다고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수출 품목 1위는 한국과 같이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해당 산업의 위상을 판가름 하는 잣대로 평가돼 왔다. 선박은 그동안 섬유와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전화 등에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정부가 수출이 부진할 때면 수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조선사는 법적으로 수출이 이뤄진 관세청 수출통관보다는 선주에게 배를 넘겨주는 인도일을 진짜 수출로 여긴다. 이러다 보니 월별 수출액이 떨어질 때면 정부는 조선사에게 양해를 구해 인도일 이전에 먼저 수출통관을 진행하라고 전한다. 수출통관이 이뤄져야 대금을 받을 수 있는 타 품목과 달리 선박은 최초 건조 계약부터 준공까지 5단계로 나눠 대금을 받기 때문에 수출 통관 시기는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1위 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선박 수출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그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가 전체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에서도 선박 수출은 증가세를 지속하며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서 위상을 굳건히 했던 것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국가 수출품목 1위라는 명예도 중요하지만 각 조선사들이 자사의 일정에 따라 배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무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선주들과의 선박 건조 일정 약속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무리해서 선박 수출을 강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아쉽긴 하지만 조선사의 선박 수출은 올해는 해운 시황 회복이 두드러지고, 수주는 물론 수출도 늘어나 연간 수출액 511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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