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올해도 눈이 많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제설대책본부 요원들은 전투태세에 들어간 상태다.
그 중 서울 중구 제설대책본부 실무자인 토목과 이성하 주임은 사무실에 편안히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
중구가 서울의 최중심이지다보니 초동 제설작업이 매우 중요하여 간선도로 뿐 아니라 동마다 취약지역을 살펴야 하고, 제설 기계들도 이상없는지 항상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곳곳에 있는 제설함이나 염화칼슘 보관의 집이 제기능을 하는지도 늘 들여다봐야 한다.
이러다보니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눈코 뜰새가 없다. 토요일, 일요일도 집에 있기 보다는 사무실에 출근한다.
지금은 이렇게 바쁘게 보내지만 예전에는 눈 내리는 경우가 별로 없어 편했다.
하지만 최근 기상 이변으로 서울에 자주 폭설이 내리고 있다. 서울의 경우 최근 3~4년 주기로 폭설이 발생되고 있다. 강설 발생빈도도 증가 추세에 있어 5년 평균 12회였던 것이 지난 해에만 19차례나 발생했다.
지난 추석 연휴때 서울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처럼 아무리 제설대책을 잘 준비했어도 기록적인 폭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해 겨울때는 한달 내내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실무 책임자였기에 인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구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 아내가 갈아입을 속옷을 가지고 이틀마다 한번씩 사무실로 찾아왔어요. 저 뿐 아니라 우리 과 직원들 모두 보통 일주일씩은 밤을 꼬박 새기 일쑤였지요. 결혼을 앞둔 한 직원은 제설 때문에 결혼식을 봄으로 연기까지 했지요”
그래서 올해 제설대책은 미리 미리 준비하는 컨셉트로 마련했다.
유니목 2대, 다목적제설차 2대, 제설삽날 부착 청소차량 5대, 제설용역차량 4대, 초소형살포기 차량 15대, 기동반 차량 3대 등 31대의 차량과 염화칼슘 살포기 등 제설 장비를 갖췄다.
또 염화칼슘 662t, 소금 331t, 넉가래ㆍ눈삽 등 제설도구 4214개를 확보하는 한편 제설함(151개 소)과 염화칼슘 보관의 집(229개 소)도 내용물을 채워 겨울철 강설시 관내 간선도로 및 이면도로에 대한 신속한 제설작업도 시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제설작업 책임구간제를 도입, 구청에서 간선도로와 취약지점과 주요 이면도로를 맡고, 동주민센터는 골목길을 포함한 이면도로를 담당토록 했다.
삼일로ㆍ퇴계로ㆍ반포로ㆍ소공로ㆍ한강로ㆍ의주로ㆍ서소문로ㆍ태평로ㆍ을지로ㆍ새문안길ㆍ왕십리길 등 11개 주요 간선도로는 서울시 도로사업소에서 책임진다.
제설작업 구간은 간선도로 37개 노선 41.2km와 이면도로 264개 노선이다.
적설량이 10cm 미만이면 염화칼슘을 살포하거나 보ㆍ차도 경계부로 밀어내는 방법으로 작업한다. 10cm 이상이면 이 방법 외에 눈을 실어나르거나 취약지점에 염화칼슘을 재살포한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말 10cm에 달하는 눈이 내렸으나 미리 미리 준비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제설작업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주민들의 참여도 부탁하였다. 현재 서울시 조례에 따라 주민들이 집앞에 있는 눈은 스스로 치워야 하나 일부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박종일 기자 dre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