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해부터 크게 오른 옥수수, 밀, 대두, 설탕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ETF가 등장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이다. 하지만 기존 상장돼있는 원자재관련 ETF가 부진한 상황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지난 11일 상장된 미래에셋맵스의 TIGER 농산물ETF는 옥수수, 밀, 대두, 설탕 등 4개의 농산물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국내증시에 상장된 네번째 원자재ETF이자 첫 농산물 관련 ETF다. 저렴한 거래비용으로 간편하게 농산물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미래에셋맵스의 TIGER 농산물ETF의 거래 첫날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농산물ETF는 11일 기준가대비 65원(0.65%) 상승한 1만65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22만1076계약으로 전체 ETF중 6위를 차지했다. 농산물ETF가 원자재ETF의 부진을 씻을 수 있을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라니냐 현상으로 인한 기상이변이 여전하다는 점, 중국·인도 등의 신흥국을 필두로한 글로벌 수요 증가가 공급량 증가추세를 능가하리라는 점 등 주요 농산물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들이 농산물ETF의 전망을 밝히고 있다.
농산물이 다른 어떤 원자재보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 대체체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또한 농산물ETF의 매력을 높여준다.
한성민 외환선물 국제영업팀 차장은 "날씨문제도 있고 신흥국 소비가 급증하고 있어서 올해도 농산물 가격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농산물이 지금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ETF판매하는 쪽에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한다면 수요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원자재 관련 ETF의 상황이 좋지 못했다는 점은 농산물ETF의 불안 요인이다. HIT골드ETF와 TIGER WTI선물ETF 및 KODEX골드선물ETF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ETF 거래시 중요한 거래량의 경우 HIT골드ETF는 지난 12월 이후 하루평균 5000계약 안팎을, TIGER WTI선물ETF는 1만계약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KODEX골드선물ETF의 거래량도 2만계약이 채 안된다. 모두 ETF거래량 순위 10위권 밖이다.
수익률도 부진하다. 금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HIT골드와 KODEX골드선물 모두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5% 안팎이며,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던 원유를 추종하는 TIGER WTI선물도 8.73%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기간 국내주식형ETF들의 평균 수익률은 12.3%이고 조선주ETF, 자동차ETF, 레버리지ETF 등의 수익률은 모두 20%를 훌쩍 넘겼다.
원자재ETF가 부진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인식과 국내 투자 환경을 꼽았다. 국내 선물시장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기초자산을 해외 원자재선물지수로 설정하다보니 투자자들의 이해도와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원자재ETF가 기존 원자재펀드보다 나은 점이 부각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부진의 요인으로 꼽혔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원자재ETF를 홍보 할 때 ETF가 가진 장점들이 잘 알려지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매매가 자유롭고 수수료가 낮고 환매기간이 짧다는 ETF의 장점이 원자재ETF 투자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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