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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 1위, 과연 '진정한 승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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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 1위, 과연 '진정한 승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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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황용희 연예패트롤]'B급 드라마'의 득세가 지상파 월화극 판도를 뒤흔들어 놓았다.

MBC '역전의 여왕'이 종영을 앞두고 역전에 성공하더니 굳건한 1위 자리로 치고 올라갔다. 이에비해 한때 월화극을 평정할 것 같은 기세의 SBS '아테나:전쟁의 여신'(이하 아테나)와 신세대들의 성원을 뒷받침한 KBS2 '드림하이'는 동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12일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 11일 오후 방송된 '역전의 여왕'은 전국시청률 17.4%를 기록한데 비해, 승승장구하던 '아테나'와 '드림하이'는 나란히 13.8%를 찍었다.

오는 25일 30부작으로 종영하는 '역전의 여왕'은 그야말로 TV 채널권을 손에 쥔 주부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1위에는 재론의 여지가 많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도저히 이해못할 줄거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김남원) 26회분을 보자.


이날 '역전의 여왕'은 여자주인공인 이혼녀 태희(김남주 분)를 중심으로 '백마타고 온 왕자' 용식(박시후 분)과 옛 남편 준수(정준호 분) 간 관계를 설득력없는 스토리로 풀어 놓았다. 태희는 '천적' 한상무(하유미 분)의 계략에서 용식을 보호하기위해 자진해서 옛 남편 준수(정준호 분)가 팀장으로 있는 기획개발팀으로 옮겨간다.


이로인해 기획개발팀에는 전 부인(김남주)과 전 남편(정준호), 그리고 전 남편을 좋아하는 옛 애인(채정안)까지 모두 함께 근무하게 된다. 아무리 코미디라고 하지만 이들이 함께 근무한다는 자체가 '코미디'다. 이 와중에 용식은 태희를 못 잊어하고, 준수는 자기 부서로 이동해온 전 부인에게 슬며시 연정을 품는다.


이후 상황은 점입가경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용식을 본 태희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릴 때 정작 그는 전 남편의 품에 있었다. 물론 상황을 모르는 전 남편이 눈물을 흘리는 태희가 안타까워 살짝 안았다는 설정은 이해하지만 전 남편에 기대서 우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생각하고 있다는 자체가 한국적 정서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들 또한 '이랬다 저랬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용식을 보며 가슴아파 하던 김남주가 회사 동료들과 이야기할 때는 전혀 색다른 코미디가 툭 튀어나온다. 채정안(전 남편의 옛 애인)의 캐릭터 역시 상황과는 상관없이 종잡을 수 없다. 김남주 정준호 박시후 채정안 등 출연 연기자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드라마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B급 드라마'라는 말이 나온다.
치밀한 전개나 인물간의 적절한 관계에서 나오는 재미가 아닌 중년 여성팬들이 꿈꾸는 '판타지'를 살짝 자극해서 얻는 시청률인 것이다. 아이가 하나 딸린 주부가 이혼를 했더니 돈 많고 잘 생긴 총각 본부장이 '자신을 사랑해 달라' 목메는 설정이 얼마나 판타스틱한가? 그 어떤 여성 시청자라도 이같은 황홀함에 도취될 수 있을 듯 하다.


이같은 현상은 'B급영화'가 의외의 인기를 얻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B급영화'를 천명할 경우 그 '황당함'으로 인해 영화팬들이 몰리는 것이다. 그래선지 이 드라마의 시청률 또한 이 시간대 지상파 3사 드라마중 가장 높다. 시청자들은 '황당하고 유치함'에 지속적으로 이 드라마에 끌려들어가는 것이다. 마치 '막장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듯이 말이다. 어찌보면 '황당함'은 '역전의 여왕'의 시청률 상승의 '미끼' 인 것이다.


어쨌든 이 드라마는 타 방송사의 '아테나'와 '드림하이'에 앞섰다.
'B급정서'라고 해서 1등하지 못할 법은 없지만 이 드라마가 한국 드라마 발전에 얼마나 공헌하고 있고,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드라마로서 혈연과 가족관계를 중시하는 이 사회에 얼마만큼 '순기능'을 하고 있는지는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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