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우리 정부는 북한이 당국자회담 등 남북대화를 요청해오자 천안함.연평도.비핵화 문제에 대한 논의를 당국자회담에서 진행하자고 역제의했다. 하지만 북한이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대화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북한이 제안한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려면 천안함·연평도와 비핵화 등 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북한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북한은 10일 적십자회담 개최 등의 내용을 담은 총 3통의 통지문을 우리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보내왔다.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통일부 앞으로 오는 27일 개성에서 남북 당국 간 회담의 급과 일시, 장소 등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국장급 실무접촉을 개최할 것을 제의해왔다. 조선적십자회중앙위원회 위원장은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2월1일 문산에서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의했으며, 오는 12일부터 판문점 적십자채널을 다시 개통한다고 알려왔다. 또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북측 소장 명의로 남측 소장에게 12일부터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사업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알려왔다. 이에 통일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화를 역제의했다.
이에 통일부는 논평에서 "북한의 대화제의는 위장 평화공세"라고 평가하며 "금강산 피살사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등으로 막대한 우리 국민의 희생을 초래하고도 아무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경제지원과 원조를 받기 위한 회담만 제의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또 "국제사회에 대한 위장평화공세이자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기 위한 상투적 전술의 일환으로 본다"며 "남북 간 진정한 대화가 이뤄지려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북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대화 역제의에 북한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천안함이 북측 소행이 아니며 연평도 도발은 남측이 먼저 훈련했다고 떠넘길 것이란 것이다. 또한 비핵화는 우리정부가 아닌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기 때문에 피할 것이라는 평가다.
통일연구원 서재진 원장은 "북한이 대화를 제의하며 평화공세를 펴는 것은 이달에 열리는 미중정상회담에서 안보리제재를 풀기 위한 것"이라며 "대화제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순간만 벗어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낙규 기자 if@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