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등급 300여 명 금융권 최초 재택근무 발령
국민은행은 영업성과가 떨어지는 직원들을 추려 성과향상추진본부 소속으로 발령, 이중 300여 명은 재택근무 대상자로 분류해 할당 목표를 정해 줄 방침이다. 희망퇴직 등 개편 규모도 금융권 최대지만 정규직원을 재택근무는 시키는 것 또한 처음으로 이들 대상 직원들에 대해서는 6개월 마다 성과를 평가할 예정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실시 예정인 직원(팀원)급 인사에 맞춰 성과향상추진본부 배치 직원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성과향상추진본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신설한다는 방침으로 이미 모든 결재를 끝내 놓은 상황"이라며 "노조와의 합의 없이도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성과향상본부 배치 인원은 영업성적이 저조한 직원, 오랜 기간 승진하지 못한 직원,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영업부진 직원등 1000여 명 규모다. 국민은행은 영업성과 및 역량평가 등을 바탕으로 이들을 AㆍBㆍC 등급으로 분류한 뒤 가장 평가가 낮은 A등급 300여 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할 예정이다.
A등급 대상 직원들은 3~4주간 직무 수행에 대한 인터넷 수업을 들으며 과제를 수행한 뒤 개별 영업 목표치를 부여 받게 된다. 국민은행은 6개월 단위로 목표치를 달성했는지를 평가해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현업에 복귀시킬 방침이다.
근로기준법에 제약을 받지 않는 1년 후 부터는 이들의 임금삭감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장에서 자리를 없애고 재택근무를 시키는 것은 일종의 '경고' 의미로 자신의 능력ㆍ의무ㆍ사명 등을 자각 시키는 과정"이라며 "퇴출 프로그램이라기 보다 능력 미달 직원을 구제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9월 성과향상추진본부 설립 작업을 시작했다가 노동조합의 반대로 잠정 유보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반발을 무릎쓰고 성과향상추진본부 신설을 강행하는 이유는 대규모 희망퇴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타 은행에 비해 생산성이 낮아 '체질 개선'을 이루기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대규모 승진인사 등 인력재편이 마무리돼 가고 있는 상황에 더 이상 본부 신설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지난해 11월 3247명의 희망퇴직자들과 KB카드 분사로 재배치되는 직원 1100명을 합치면 민병덕 국민은행장 취임 이후 국민은행을 떠나는 직원 수는 4300여 명에 이른다. 이 같은 인력개편에도 국민은행 직원 수는 2만 여명으로 경쟁사인 우리은행(1만5000여명)이나 신한은행(1만3000여명)보다 여전히 많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