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10만대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입 중고차 시장이 덩달아 초호황을 누려 주목된다.
지난해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는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 차량의 매매가 두드러졌으며 중고차 시세는 평균 1000만원 정도 낮아졌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수입 신차가 예전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되면서 중고차 시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일 SK엔카와 보배드림 등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수입 중고차 등록 대수는 22~25%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SK엔카의 수입차 등록 대수(중복 매물 포함)는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6만6519대로 전년 동기(5만1623대) 대비 22.4% 증가했다. 특히 상위권(1~5위)을 BMW와 아우디 브랜드가 석권한 점과 폭스바겐 차량들이 순위권 내에 진입한 점이 눈에 띈다. BMW는 5시리즈와 3시리즈 등으로 매매 최상위를 지켰으며 폭스바겐 뉴비틀과 골프가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톡톡히 누렸다.
SK엔카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 중고차 시장 규모가 예년보다 크게 확대됐다"며 "유럽산 차량의 인기가 돋보였고 인기 가격대는 전년도 3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고차는 국산차에 비해 감가율이 높아 중저가로 출시된 수입 신차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고차 시장에 재등장해 인기차 가격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1000만원대와 2000만원대 중고 수입차 거래가 전체의 52.5%를 차지할 만큼 활발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보배드림은 지난해 중고차 매물 등록 대수가 1만여대 늘어 3만여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곳에서도 벤츠 뉴 S클래스를 비롯한 BMW(뉴 7시리즈ㆍ뉴 5시리즈) 아우디(A6) 등이 매물 등록 및 판매 순위 상위에 올랐다.
보배드림 관계자는 "평균 시세가 평균 5000만원대에서 4000만원대로 떨어졌는데 폭스바겐 골프와 BMW 3시리즈, 벤츠 뉴 C클래스, 미니 쿠퍼 등 엔트리 모델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인피니티와 닛산, 혼다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일본 수입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데 따른 영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수입 중고차 업계에서 손꼽는 이색 풍경 중 하나는 도요타 사태로 인한 렉서스 매물 급증이다. 한 관계자는 "도요타 리콜 여파로 렉서스 모델의 매물이 크게 늘었다"면서 "매물이 넘치면서 시세는 10% 정도 하락했지만 정작 판매는 15~20% 감소했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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