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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다이어트중'...환경기준 맞추려 무게 줄여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자동차업계에도 다이어트 바람이 불고 있다. 사람들은 몸짱이 되기 위해,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발적’인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지만, 자동차업계는 환경보호를 위해 ‘강제적’인 체중 감량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 당국은 업체별 평균 연료소비효율(CAFE) 기준을 2016년까지 갤런당 35.5마일(리터당 약 15.1킬로미터)로 높였는데, 경트럭의 경우 좀 더 낮은 수준인 갤런당 약 30마일로 설정됐다. 미(美)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환경보호국(EPA)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025년까지 모든 차량의 CAFE 기준을 갤런당 65마일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업계로서는 ‘울며 겨자먹기’일 수밖에 없다. CAFE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차의 무게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 사용된 알루미늄·마그네슘·탄소 합금 등은 생산비를 상승시켜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


차 무게를 줄이는 대신 연비소비효율이 높은 전기 및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경트럭의 경우 강력한 출력이 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에, 친환경 배터리를 사용하는 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따라서 차중 감소에 경트럭의 미래가 달려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경트럭의 평균 무게는 약 5000파운드(2300킬로그램)다. 자동차 업체들은 환경 문제가 핫이슈로 대두되기 전인 지난 10년 동안 경트럭에 승차감과 안정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했다. 이에 따라 2010년 경트럭의 평균 무게는 2000년 대비 22% 증가했다. 반면 연료소비효율은 단 2%밖에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자동차 업체들은 현재 고강도 다이어트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CAFE 기준을 만족시키는 ‘체비 실버라도’를 2014년 출시할 계획이다. GM의 릭 스피나 트럭개발 부문 대표는 “트럭 무게를 2016년까지 500파운드 줄일 것이며, 2020년대 초반까지 1000파운드를 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트럭 부문에서 F-시리즈로 미국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포드도 CAFE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700파운드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차중 감소를 위한 가격 상승으로 경트럭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드는 지난 1990년대 중반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해 차중을 350파운드나 줄인 머큐리 세이블을 선뵀지만,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당했었다.


IHS의 에릭 페데와 자동차부문 디렉터는 “가격 상승은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트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급속히 축소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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