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내내 보합권에서 머물며 5거래일 연속 랠리 후 숨고르기 장세를 연출했다.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가 형성된 데다 개장전후 발표된 지표가 큰 폭의 개선세를 보이지 못한데 따른 실망감 역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포인트(0.12%) 오른 1만1573.4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2.07포인트(0.16%) 하락한 1256.77로, 나스닥지수는 5.88포인트(0.22%) 내린 2665.60에 장을 마감했다.
◆ '한 방'이면 되는데···= 전날 다소 실망스러웠던 지표에도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날 증시 상승세를 이어갈만한 '강력한 한방'을 원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표는 쏟아졌지만 이는 투자자들을 만족시켜 주진 못했다.
미국 11월 내구재주문은 전월 대비 1.3% 하락, 예상보다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실망감을 줬다. 그나마 자본재 주문이 2.6% 늘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지난주(18일 마감)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투자자들을 만족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전주 대비 3000건 감소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아직도 요원한 모습이다. 미국 11월 신규 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5.5% 증가한 29만 건을 기록,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0만 건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주택건설 업체인 리나, D.R.호튼 등 의 주가가 최소 2.9% 이상 빠졌다.
다만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로 인해 11월 개인소비지수가 전월 대비 0.4% 상승, 5개월 연속 증가한 것과 개인소득이 전월 대비 0.3% 늘어난 것은 내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했다.
제임스 폴슨 웰스캐피탈메니지먼트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주식 시장 상승세가 너무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이어졌다"면서 "이날 발표된 지표는 괜찮은 수준이기는 했지만 엄청나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 유럽 등급강등 이어졌지만 = 전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하고 있는 유럽 우려는 여전했다.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 법원은 아일랜드 정부가 AIB에 37억유로를 투입, 국유화 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지분은 현재 19%에서 92%까지 늘어나게 된다.
또 피치는 헝가리 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강등했으며, 장 마감 직후 포르투갈 신용등급 역시 AA-에서 A+로 하향했다. 피치는 두 국가 모두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추가 등급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그러나 투자자들은 무덤덤한 모습이었다.
이미 신평사들의 등급강등 및 강등 경고가 수차례 이어진 만큼 이번 소식 역시 새로운 소식으로 분류되지 않으면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크리스찬 파크너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적자 위기가 지나치게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주식 시장에 큰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추가 상승 여력 있다 = 이날 발표된 지표는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내년 긍정적인 전망을 이끌어 내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5개월 연속 늘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번 주 S&P500지수는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46% 가량 폭락했던 것을 모두 회복했다. 이번 달 들어 전날 종가기준 S&P500지수는 6.6% 상승했다. 이는 동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마크 브론조 이빙턴 펀드매니저는 "주식 시장에 여전히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존재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는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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