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리 미쓰비시 실장 "가격대비 품질 우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전기차인 아이미브에 들어갈 모터와 충전기를 구입하고자 합니다. 한국산 자동차 부품의 품질이 우수한데다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토리 유키히로(服部行博) 일본 미쓰비시자동차 코스트개혁총괄실장이 한국 자동차부품 구매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미쓰비시차(車)의 부품구매 총책임자다. 부품 구입을 목적으로 일본 완성차 업체가 방한한 것은 이번 미쓰비시자동차가 처음이다.
하토리 실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미쓰비시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전기차 아이미브에 한국산 모터와 충전기를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모터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아이미브는 2012년부터 연간 3만대 이상 생산될 예정인데, 이번 부품 조달이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부품업체들은 공급에 따른 직접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향후 대중화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가 꼽은 한국산 부품의 강점은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이다. 그는 "상담회를 통해 한국산 부품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엔고 영향도 있지만 품질과 비용 측면에서 한국 부품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일본과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하토리 실장은 올 초 부품조달 업무를 맡으면서 일년도 안돼 세 차례 이상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부품업체 2곳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의 세계시장에서의 선전이 미쓰비시가 한국으로 눈을 돌린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하토리 실장은 "가격과 품질이 좋다면 세계 어느 나라든 돌아다니지만 최근 들어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부품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현대차가 해외에서 잘나가고 있는 게 한국 부품을 구입하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쓰비시의 해외조달 부품 규모는 일본 부품업체가 수입한 것까지 포함해 전체의 15~20% 정도다. 하토리 실장은 이 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6~17일 코트라(KOTRA)에서 열린 부품전시회에는 전기차 외에 엔진 및 전장과 관련된 일반 차량용 부품도 선보였는데, 하토리 실장은 "미쓰비시의 주력차종인 랜서(Lancer)에도 한국산 부품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문 기간 동안 40여 곳의 한국 부품업체들과 접촉이 만족스럽다"면서 "계약 등 구체적인 구매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와 진행 중인 부품 구매 협상에 대해 그는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미쓰비시는 현대모비스와 LED 전조등 구매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계약 후 실제 납품 시기와 관련해 그는 "지난 9월 미팅한 업체 중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공급하기로 한 업체가 내년 3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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