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민주당은 9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와 관련, 이재오 특임장관과 박희태 국회의장으로 인해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을 했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예산안 처리를) 다음주 13일 예결위와 15일 본회의를 하자고 해서 국회의장도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상당히 수긍했는데, 갑자기 청와대 지시를 받고 돌변을 해서 이런 사태가 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장에서 이 장관을 찾아가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해 항의한 바 있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기습 날치기 통과 과정 중에 이 장관의 위선적인 모습이 확인됐다"며 "말로는 국민과 야당의 소통을 외치면서 한나라당의 날치기 통과를 제1선에 서서 독려하고 진두지휘하는 특임장관의 모습은 민주주의 파괴를 상징하는 그런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이 장관의 '객토' 발언에 대해서도 "다수의 힘만 믿고 소수 야당을 억압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한나라당을 민주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절토'하겠다"고 반박했다.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등의 직권상정 길을 열어 준 박 의장에 대해서도 집중 성토가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의장은 의장 자격을 갖추지 못한 참으로 '바지의장'"이라며 "공천에 떨어지고 보궐선거 하나 얻어가지고 겨우 당선돼서 의장 시키니까 바지의장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박 의장이 진정으로 남은 여생, 정치인생을 마감하려고 한다면 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나이 먹어서 국회의원 몇 선을 한 사람이 청와대가 시키니까 그 따위 짓을 하는 의장, 대한민국 국회를 위해서도 필요 없다"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전 대변인은 "박 의장은 대한민국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의회를 수호해야 할 의장이 어제 정부ㆍ여당의 날치기 도우미로 전락했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자격도 없고, 의지도 없어 보인다. 즉각 물러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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